한화 이글스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넥센 히어로즈가 적지에서 1·2차전을 쓸어 담으면서 올해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선 일찌감치 업셋(upset·하위팀의 상위팀 제압) 분위기가 형성됐다. 역대 준PO를 살펴보더라도 정규시즌 4위가 3위를 제압한 업셋의 사례는 적지 않았다.
1989년 도입된 준PO는 1995년과 1999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총 27차례 펼쳐졌다. 한국시리즈(KS) 또는 PO와 비교해 3·4위의 전력차가 크지 않아서인지 준PO에선 모두 14회에 걸쳐 업셋이 발생했다. 양대리그 체제에서 진행된 2000년 준PO에서 드림리그 3위 삼성 라이온즈가 매직리그 2위 롯데 자이언츠를 2승1패로 따돌린 사례까지 포함하면 총 15회다.
준PO 최초의 업셋은 1990년 삼성이 빙그레 이글스를 2승무패로 누르면서 만들어졌다. 그해 정규시즌에서 삼성은 66승2무52패(승률 0.558)로 4위, 빙그레는 68승2무50패(0.575)로 3위였다. 고작 2게임차였다. 준PO에선 삼성이 ‘헐크’ 이만수의 2연속 경기홈런을 앞세워 각각 2-0, 4-3으로 빙그레를 따돌렸다. 이만수는 빙그레 선발 송진우의 호투에 꽁꽁 묶여있던 1차전 7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결승 솔로포를 터트렸다. 이어 2차전에선 3-4로 뒤진 9회말 김용철의 동점 솔로포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끝내기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삼성은 그 기세를 살려 PO에선 해태 타이거즈마저 3승무패로 완파했다. 그러나 LG 트윈스가 기다리고 있던 KS에선 1승도 못 건지고 4패로 무너졌다.
준PO 업셋은 최근 들어 부쩍 빈번해지고 있다. 2012년부터는 2015년을 제외하고 매년 업셋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NC 다이노스가 롯데를 3승2패로 물리쳤고, 2016년과 2014년에는 모두 LG가 각각 넥센과 NC를 똑같이 3승1패로 제압했다. 2013년에는 두산 베어스가 넥센에 짜릿한 리버스 스윕을 거뒀고, 2012년에는 롯데가 두산을 3승1패로 잠재웠다. 2015년의 경우 3위 두산이 준PO에서 4위 넥센을 3승1패로 꺾은 뒤 2위 NC와의 PO(3승2패)를 거쳐 KS에서 1위 삼성까지 4승1패로 돌려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