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갈 정도로 압박해라”…손혜원, 전명규 녹취파일 공개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23일 16시 31분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쇼트트랙 코치로부터 폭행당한 선수들의 입을 막기 위해 심석희 선수의 기자회견을 가로막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손혜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8일 대한체육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러한 내용의 전 교수 육성이 담긴 녹취파일과 조 전 코치의 옥중편지를 공개했다.

녹취파일에서 전 교수는 “쟤 머리 더 아파야 해. 얘는 지금 정신병원에 갈 정도로 힘들어져야 ‘나 이거 못하겠어 석희야’라고 할 수 있을 때까지 그 압박은 가야 된다는 거야”라며 조재범 전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선수들이 정신병원에 갈 정도로 힘들게 압박하라고 지시했다.

손 의원은 “이들 선수가 심석희 선수에게 조 전 코치와 합의하자고 종용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코치는 지난 1월 훈련 중 심석희를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해를 가하는 등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상태다.

녹취파일에서 전 교수는 “그 전에 (심석희가)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었어. 맞자마자. 그 다음날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었어”라며 “내가 그거 막은 거야. 새벽 1시까지 얘기를 하면서”라고 말했다.

손 의원은 “조 전 코치로부터 폭행당한 심 선수가 기자회견을 하려고 하자 전명규 교수가 이를 가로 막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또 수감 중인 조 전 코치가 의원실에 보낸 편지도 공개했다. 조 전 코치는 “한국체대에 입학하지 않고 연세대로 간 최민정 선수가 실력과 성적이 좋다보니 전명규 교수가 한국체대가 무조건 더 잘나가야 한다면서 시합 때마다 저를 매우 압박했다”고 썼다. 전 교수의 압박에 못이겨 선수들을 폭행했다는 것이다.

조 전 코치는 또 자신도 전 교수에게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교수 연구실에서 두 세시간씩 하염없이 세워놓고 욕하며 소리를 질렀다. 욕을 하다 핸드폰도 하다가 또 욕을 해 그만하겠다고 했더니 ○○새끼 미쳤냐고 하면서 머리를 주먹으로 3대 정도 맞고 뺨도 맞었다”고 진술했다.

손 의원은 “우리나라 빙상계 적폐의 핵심으로 지목되어 온 전명규 교수는 조재범 코치 뒤에 숨어서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며 “그의 음성이 담긴 녹취와 조재범 코치의 증언으로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이 사실임이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빙상연맹이 문체부 감사를 받고 관리단체로 지정되는 와중에도 전명규 교수는 한국체대에서 감봉 3개월의 처분만 받았다”며 “그가 서야할 곳은 강단이나 빙판이 아니라 재판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 교수는 이날 국감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며 “훈련이 더 우선이라는 것이지 인터뷰를 막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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