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사진)가 “겸임과 전임감독제 중 어떤 게 낫다고 생각하냐”란 질문에 “국제대회가 적고 상비군이 없다면 전임감독제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맞장구를 친 것이다.
10일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 감독의 국감 출석 이후 약 2주 만에 정 총재가 출석해 열린 야구 관련 국감은 ‘선동열 국감’의 연장 같았다. 선 감독 사퇴를 주장했던 손 의원이 선 감독이 맡고 있는 전임감독 문제를 다시 거론한 것이다.
선 감독에게 “힘들게 메달을 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빈축을 샀던 일을 의식한 듯 손 의원은 감정을 자제하려는 모습이었다. 질문에 앞서 “제가 흥분을 자제하지 못해 많은 분을 화나게 했던 일이 있다. 이 일을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총재가 “선 감독은 상식이 있는 사람이며 많이 반성했다”고 감싸자 손 의원은 “반성 안 했다”며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손 의원은 선 감독의 TV 중계 시청, 아마추어 선수 국가대표 선발에 대한 총재의 입장 등 선 감독을 둘러싼 질문을 이어갔다. 이는 지난번 국감에서도 손 의원이 던졌던 질문들이었고 병역비리와 연관된 선수 선발 문제를 다루려는 국감 본질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을 받았던 질문들이다. 이에 정 총재는 “(TV 시청은) 선 감독의 불찰이다. 야구장에 안 가고 지도하려는 건 경제학자가 시장에 안 가고 지표로 분석하고 정책 내는 것과 같다”고 답했다. 아마추어 선발 여부에 대해서는 “우승하려는 일념으로 프로 위주로 뽑은 것 같다. 앞으로 프로와 아마추어 간의 동반 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선 감독이 “하루 5경기를 체크하기 위해서는 TV로 하는 게 낫다”고 답한 것과 “프로 선수와 아마 선수의 실력차는 크다. 아마 선수를 뽑았다면 더 큰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며 손 의원과 대립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정 총재의 답변은 전임감독제 비판론 및 TV 중계를 통한 선수 체크 한계, 아마 선수 선발 필요 등 지난번 국감에서 보여줬던 손 의원의 입장과 일부 궤를 같이했다. 다만 정 총재는 선수 선발에 관해서는 “감독의 고유 권한”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날 국감도 본질적인 야구대표 선발 논란은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손 의원이 선 감독을 증인으로 세웠던 지난번 국감에서 실추됐던 자신의 이미지를 복구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이날 자리에 나오지도 않은 선 감독 관련 질문을 반복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손 의원은 1월 진천선수촌에서 발생했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를 코치가 폭행한 문제에 대해 전명규 전 대한빙상연맹 부회장이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코치의 옥중편지와 녹취록을 제시하며 전 전 부회장으로부터 지나친 성적 압박을 받은 코치가 심석희를 폭행했고 심석희가 폭로기자회견을 하려 하자 전 전 부회장이 이를 막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전 전 부회장이 이를 부인하자 손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에 감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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