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SK 와이번스가 9회말 박정권의 끝내기 투런홈런을 앞세워 넥센 히어로즈에 10-8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승리한 SK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지난 28번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에 승리한 팀은 22차례(78.6%)나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SK는 1차전을 잡아 심리적 우위도 점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양 팀 감독은 라인업에 포인트를 줬다. 넥센의 장정석 감독은 김규민을 2번에 전진 배치해 서건창-김규민으로 테이블세터를 구성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538(13타수 7안타)로 맹타를 휘두른 2루수 송성문을 8번에 놓았다.
장 감독은 송성문을 8번으로 내린 결정에 대해 “원래 제이크 브리검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 김혜성을 많이 썼는데, 최근 흐름이 좋아 송성문을 넣었다. 하위타선이기는 하지만, 하위타선에도 찬스가 많이 온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송성문은 장 감독의 선택에 결과로 답했다. 1-5로 끌려가던 5회초 김광현의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추격의 투런홈런을 날린 송성문은 3-8로 뒤지던 7회초에도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때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연타석포를 만들어냈다.
5-8에서 동점을 만든 것은 7회초 1사 1, 2루에 나온 제리 샌즈의 좌월 스리런홈런이었지만, 송성문의 연타석홈런이 없었다면 넥센은 승리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한 채 일찍 경기를 포기해야 했을 가능성이 컸다. 그만큼 3타수 2안타 1볼넷 4타점을 올린 송성문의 활약은 값졌다.
김규민 카드도 실패는 아니었다. 1회말 1사에 2루타를 친 뒤 3루 도루에 실패한 것은 흠이었지만, 5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해냈다. “김규민이 김광현 상대로 좋지는 않지만 최근 페이스가 나쁘지 않아 잘해줄 것이라 생각한다”던 장 감독의 말은 2번 타순에서도 적중했다.
그러나 승자는 SK 트레이 힐만 감독이었다. SK의 선발 라인업에서 힐만 감독이 둔 최고의 한 수는 바로 강승호였다.
최항, 나주환 대신 강승호를 2루수로 선발 투입하며 9번 타순에 배치한 힐만 감독은 “강승호가 우투수를 상대했을 때 브리검 뿐만 아니라 해커 상대로도 좋았다”고 이유를 밝혔는데, 이 또한 경기에서 확실한 한 방으로 나타났다.
강승호는 1-1로 맞서던 4회말 1사 2, 3루에 제이크 브리검을 공략해 균형을 깨는 2타점 중전적시타를 뽑아냈다. SK가 리드를 지켜 승리했다면 결승타가 될 수도 있던 안타였다. 강승호는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4안타는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안타 타이 기록이기도 하다.
압권은 박정권이었다. 힐만 감독은 경기 전 “박정권은 가을남자였고, 지금까지 가을에 성공적 결과를 가져다준 점을 알고 있다. 그런 베테랑 선수가 합류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다. 기회가 주어지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경기 상황을 지켜보며 활용을 결정해야 한다”던 힐만 감독은 박정권을 경기 후반 투입했고, 박정권은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에는 “가을 경험이 있는 선수가 적당한 긴장감을 갖고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에 최고의 결과를 보여준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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