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8회 마무리 투입…벼랑 끝에 내몰린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틀 연속 8회 마무리 투입…벼랑 끝에 내몰린 다저스

30년 만에 다시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우승을 노리는 LA 다저스의 꿈이 무산될 위기다. 이틀 연속 꺼내든 마무리투수 조기투입 카드가 악수로 작용했다. 이제 한 번만 더 지면 끝난다. 한국인투수로는 처음 WS에 선발등판한 류현진(31·다저스)의 우승반지를 향한 희망도 사라진다.

다저스는 28일(한국시간)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WS 4차전에서 7~9회 연속 실점으로 6-9 역전패를 당했다. 연장 18회 혈전 끝에 3-2로 이겨 기사회생한 3차전의 기세를 잇지 못한 채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벼랑 끝에 서게 됐다. 29일 5차전이 다저스의 올해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 보스턴 크리스 세일과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1차전에 이어 다시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최장시간(7시20분) 기록을 새로 쓴 3차전과 판박이 양상이었다. 다저스 마무리 켄리 잰슨이 전날처럼 또 8회초에 등장해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한 가지 다른 전개는 ‘주연급 조연’의 등장. 1·2차전 연속해서 선발투수의 자책점을 늘려놓았던 라이언 매드슨이 잰슨에 앞서 다저스를 곤경에 빠트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결말은 전혀 달랐다.

6회말 상대 실책과 야시엘 푸이그의 좌월 3점포로 먼저 4점이나 뽑은 다저스지만, 7회초 매드슨이 3점포를 얻어맞는 바람에 리드 폭은 1점차로 바짝 좁혀졌다. 잰슨의 조기 등판을 부른 원인인데, 이틀 연속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필승카드는 패착이 됐다. 6.1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며 1안타 3볼넷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한 4차전 다저스 선발 리치힐의 호투는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 3차전 다저스 선발 워커 뷸러도 7이닝 2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이틀 연속 연장으로 넘어가는 듯했던 경기는 9회초 1사 후 보스턴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좌월 2루타로 출루한 브록 홀트를 대타 라파엘 데버스가 중전적시타로 홈까지 안전하게 인도한 뒤 스티브 피어스의 3타점 2루타, 잰더 보가츠의 1타점 중전적시타가 쐐기처럼 이어져 보스턴이 대거 5득점했다.

9회초 들어 우완 딜런 플로로~좌완 알렉스 우드~우완 마에다 겐타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3차전 연장패배의 빚을 갚으려는 보스턴 타자들의 의지를 꺾기에는 부족했다. 9회말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좌월 2점포로 따라잡기에는 9회초 출혈이 너무 컸다. 5차전에서 다저스가 패해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WS 패권을 넘겨준다면, 2차전 아쉬움을 털어내려는 류현진의 6차전 선발 등판기회도 날아가게 된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