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치료를 받았던 프로배구 V리그 KB손해보험의 외국인선수 알렉스와 황택의가 27일 귀국했다.황택의는 치료를 받은 뒤 상태가 좋아졌다. 권순찬 감독은 28일 한국전력전에앞서 “걷는 데는 지장이 없고 발목의 붓기도 빠졌다”고 했다. 그렇지만 코트를 뛰어다니고 점프하는 배구의 특성상 다시 코트에 서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빨리 잡아도 2주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알렉스는 여전히 좋지 않다. 가만히 있으면 괜찮지만 움직이면 통증이 있다고 했다. 구단은 29일 다시 한 번 MRI촬영을 통해 상태를 살펴보려고 한다. 만일 이 때도 결과가 나쁘면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한다. 복부근육 파열은 무조건 오래 쉬어야 하고 섣불리 치료하면 재발하는 특성이 있다. 무리해서 다시 뛴다고 해도 시즌 도중에 또 다치면 대책이 없기에 구단은 고민한다.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준비 해왔다. 구단은 대체 외국인선수의 명단을 확보해 계약 가능성을 타진했다. V리그 경험이 있는 펠리페, 바로티와 트라이아웃에 나왔던 또 다른 헝가리 출신의 선수 등이 후보다.
권순찬 감독은 알렉스가 일본에 있는 동안 팀의 베테랑 선수들과 면담을 했다.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며 선수들의 의견을 물었다.
선수들은 한 시즌 동안 열심히 해줬고 그동안 팀플레이를 많이 맞춰본 알렉스가 잔류하는 것이 최고의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만일 그 경우가 아니면 펠리페와 바로티 가운데 한 명이 좋겠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권 감독은 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려고 한다. 이름 없는 선수를 선택할 경우 “우리 팀이 이번 시즌을 포기하려나 보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선수들에게 줄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먼저 베테랑들의 의견을 물어봤다.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WS(윙스파이커) 알렉스와 달리 펠리페와 바로티는 포지션이 OPP(공격전담)다. 그동안 땀 흘려 준비해온 시스템을 포기해야 하고 토종선수 누군가는 주전에서 밀려난다는 뜻을 포함한다. 팀 내부를 흔드는 위험성을 내포한 결정이기에 감독은 먼저 베테랑의 양해를 구한 것이다.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뛰었던 펠리페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행을 알렸다. 아마도 영입 1순위로 보인다. 반면 KB손해보험은 29일까지 공식발표와 결정을 미루려고 한다. 여기에는 그동안 헌신해온 알렉스를 향한 배려의 뜻도 담겨있다. 본인 스스로 현 상황을 납득하고 교체를 이해해야 뒷말이 없기에 조심스러워 한다. 펠리페가 KB손해보험의 새 외국인선수로 결정이 나더라도 ITC(국제이적동의서)발급과 취업비자 취득 등 거쳐야 할 행정절차가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외국인선수가 교체되면 구단은 비상상황이다. 또 이별과정이 뒤따르기에 당사자는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은 더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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