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울산 현대-수원 삼성, 전남 드래곤즈와-대구FC의 대결로 압축된 ‘2018 KEB하나은행 FA컵’ 4강전이 31일 각각 울산문수경기장, 광양전용경기장에서 열린다.
수원이 4회(2002·2009·2010·2016)로 가장 우승이 많고 3회(1997·2006·2007)의 전남이 뒤를 따른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1회(2017), 대구는 2008년 3위가 역대 최고 성적이다.
FA컵 우승팀에는 엄청난 혜택이 주어진다. 다음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이다. 연초 플레이오프(PO) 단판승부를 거칠 필요가 없이 조별리그에 자동 안착할 수 있는 프리패스다. 공교롭게도 정규리그 상·하위리그 팀끼리 묶였다. 울산과 수원은 스플릿 라운드 그룹A(1~6위)에서 순위 다툼을, 전남과 대구는 그룹B(7~12위)에서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다.
● 빚 청산 노리는 울산, 토너먼트 최강 넘보는 수원
결전을 이틀 앞둔 2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FA컵 4강전 기자회견에 나선 울산 김도훈 감독은 수원을 향해 “갚을 빚이 있다”고 선전포고했다. 올해 ACL 16강전 아픈 기억을 잊지 않았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당시 홈 1차전을 1-0으로 이긴 울산은 원정 2차전에서 0-3으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김 감독은 “그 때는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이번에는 그럴 일이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수원은 쉽지 않다. 특히 토너먼트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올해까지 3년 연속 FA컵 4강 진출이다.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이어지면 막을 방법이 없다.
서정원 감독이 “3년 연속 FA컵 준결승을 원정으로 소화하게 됐다. 리그에서 울산에 약했는데, FA컵은 다른 성향이다. 수원은 토너먼트에 강한 면모가 있다”는 믿음을 전하자 염기훈은 “우리에게 ‘유종의 미’는 FA컵”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전남, 생존과 우승 모두…대구, 간절한 첫 우승
두 팀 모두 4강 대진이 만족스럽다. 전남 김인완 감독대행과 대구 안드레 감독은 “결승 길목이 껄끄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공교롭게도 서로 입장이 비슷하다. 올해 최대 목표는 생존.
일단 대구는 강등위기를 벗어났다. 승점 42로 7위에 랭크됐다.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30)와 간극이 12점이다. 잔여 4경기를 전부 패하지 않는 한, 순위가 뒤집힐 일이 없다.
반면 11위 전남(승점 32)은 다급하다. 이대로라면 K리그2 최종 2위와 승강PO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총력전을 선언했다. 김 대행은 “리그경기를 돌아보지 않는다. 최상의 전열을 투입할 것”이라고 했고, 안드레 감독은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했다. 집중해 좋은 경기를 하겠다”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