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1 최고의 외국인 선수는 브라질 스트라이커 말컹(24·경남FC)이다. K리그2에서 승격한 도민구단의 한계를 딛고 1차 목표인 8위권 진입, 최종 목표로 정한 6강 안착을 넘어 경남이 고공비행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196㎝ 장신 골게터 말컹의 활약이 있었다.
정규리그 34라운드까지 마친 가운데 경남은 16승10무8패(승점 58)로 3위에 올랐다. 29경기에서 26골·4도움을 기록한 말컹이 없었다면 경남의 선전도 불가능했다. 득점이든, 도움이든 매 경기 한 개 이상의 공격 포인트를 올린 셈이다.
그런데 다음시즌 경남 유니폼을 입고 ACL 무대를 누빌 말컹의 모습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에버그란데가 강력한 러브 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리그 복수의 소식통은 29일 “광저우가 단순한 관심을 넘어 말컹 영입의향이 담긴 공식 오퍼를 (경남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에이전시 관계자들도 “광저우를 비롯한 여러 팀들이 말컹을 꾸준히 주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국 클럽들이 제시한 이적료가 상당하다. 500만 달러(약 56억9000만원) 이상이다. 당초 경남이 책정한 말컹의 몸값은 400만 달러(약 45억원)였지만 이를 초과할 것 같다. 변수는 있다. 중국축구협회 규정상 특정 팀이 몸값 600만 달러(약 68억원)를 초과하는 선수를 영입할 경우, 해당 클럽은 발전기금 명목으로 같은 액수를 협회에 기부해야 한다.
어릴 적 농구선수를 꿈꾸던 말컹은 축구화를 신은 지 8년여에 불과하다. 그러나 천부적인 재능과 감각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입단 첫해 경남 김종부(53) 감독의 강한 조련을 받으며 K리그2를 휘저었다. 임대 신분임에도 22골·3도움으로 팀 승격에 일조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숱한 빅 클럽들이 250~300만 달러를 조건으로 접촉해온 올해 초에는 오히려 완전이적과 함께 2020년까지 계약했다. 이렇듯 장기계약을 한 이유는 언젠가 팀을 떠나야 할 때 최대한 많은 이적료를 경남에 선물하고 싶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경남은 조용히 말컹과의 이별을 대비하고 있다. 김 감독은 “(연봉이) 10억원 정도면 뭐든 해볼 텐데, 도저히 그럴 상황이 아니다. 중국 쪽의 관심이 대단하다”며 “언젠가 돌고 돌아 다시 인연을 맺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인정했다. 구단 역시 대체자원을 열심히 물색하고 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래도 말컹과 경남의 동행은 충분히 위대했고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