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점은 승리로 가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2018 포스트시즌(PS)에서 그 지름길은 막혔다. 선취점을 내고도 패하는 경우가 더 많은 탓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선취점의 의미는 떨어졌다.
플레이오프(PO) 3차전까지 8경기를 치른 올 PS에서 선취점을 뽑은 팀이 승리한 것은 세 차례에 불과하다. 나머지 다섯 번은 모두 역전패했다. 표본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승률을 따진다면 0.375에 불과하다.
정규시즌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올 시즌 선취점시 10개 구단 평균 승률은 0.628에 달한다. 이 부문 선두 두산 베어스는 선취점을 얻었을 때 승률 0.733을 기록했고, 최하위 NC 다이노스도 승률 0.507을 마크했다. ‘아무리 못해도’ 승률 5할은 넘겼다. 선취점이 갖는 의미는 그만큼 크고, 중요했다.
한 점의 무게가 큰 PS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한 것이 당연하다. 당장 지난해 PS 15경기만 봐도 선취점 기록 팀의 승률은 0.867(13승2패)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는 4할 승률도 건지지 못하는 셈이다. 뚜렷이 비교가 된다.
선발진의 약화가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8경기 16명의 선발투수는 76.1이닝 합작에 그쳤다. 경기당 5이닝을 넘기지 못한 것이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것만 아홉 번이다. 자연히 불펜진이 소화해야 할 이닝이 늘어났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3.38로 준수하지만, 거품이 끼었다. 불펜진이 경기당 평균 4이닝 이상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두 점만 실점하더라도 결과는 뒤집히기 십상이다. 선발투수진이 나란히 고전하면서 선취점의 값어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