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SK는 31일 고척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서 포수 허도환의 서툰 경기 운영으로 패배를 떠안았다. 안방인 인천에서 먼저 2연승을 챙겼던 SK는 원정에서 내리 2연패를 당하며 시리즈 전적이 2승2패로 균형을 맞추게 됐다. 한국시리즈(KS)로 가는 길에 대형 암초를 만난 셈이다.
이재원은 4차전 4회 주루 도중 왼쪽 뒷꿈치에 통증을 느껴 5회까지만 수비를 맡았다. 6회부터는 허도환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SK는 PO를 준비하면서 포수 엔트리를 이재원~허도환~이성우로 여유 있게 구성했다. 특수 포지션인 만큼 부상 발생시를 대비한 포석이었다. . 0-2로 뒤처져있던 SK는 베테랑 포수 이성우 대신 허도환에게 홈 플레이트를 맡겼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선택이 됐다. 6회 1사 1·3루 상황에서 넥센 임병욱이 3루수쪽으로 스퀴즈를 시도했다. 번트 타구가 멀리 가지 못한 까닭에 허도환이 공을 잡아 3루 주자 서건창의 뒤를 밟던 3루수 나주환에게 곧장 송구했다. 그러나 나주환이 미끄러져 넘어졌고, 급하게 던진 공은 서건창의 몸에 맞았다. 허도환의 실수였다. 최대한 서건창을 3루쪽으로 몰아가야 했지만, 주자와 거리가 가까웠던 나주환에게 성급하게 공을 넘긴 탓이다. 나주환 역시 주자 견제를 위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했다. 서건창과 너무 가까이 붙어있던 게 화근이었다. 기록상으로는 나주환에게 실책이 주어졌다.
SK는 수비가 불안 요소 중 하나다. 넥센과 PO 4경기를 치르면서 실책을 6개나 저질렀다. PO 상대인 넥센과 KS에서 기다리는 두산 베어스는 모두 수비면에서 기본기가 잘 다져진 팀이다. 5차전에서 수비 불안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SK에게 더 이상의 가을야구는 없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