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하고 싶어요, 아산 무궁화 해체 막아주세요”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2일 13시 51분


“아산 무궁화 해체를 막아주세요.”

축구인들의 외침이 청와대 앞에서 울려퍼졌다. 경찰청의 일방적인 선수 수급중단 통보로 위기에 빠진 아산무궁화 프로축구단을 살리기 위해 축구인들이 나섰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허정무 부총재와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를 비롯한 임직원들, 축구 원로들로 구성된 OB축구회 회원, 김병지, 송종국, 현영민 등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 아산무궁화 코칭스태프와 유소년 선수들, 현직 유소년 지도자 등 300여명의 축구인들은 2일 오전 청와대 인근 효자로에서 ‘아산무궁화축구단 존속을 위한 축구인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축구인들은 한 목소리로 “경찰청이 아산무궁화 축구단의 선수 수급을 2년간 지속해 아산무궁화에 소속된 14명의 선수들과 산하 유소년 선수들의 불안을 최소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오전 11시부터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아산무궁화 박동혁 감독이 축구인들을 대표해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호소문’을 낭독했다.

박 감독은 “경찰청의 이번 결정은 2017년 아산무궁화 창단 당시 경찰대학, 아산시, 프로축구연맹 3자가 체결한 협약에 따른 상호 협의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결정으로 인해 아산무궁화가 해체되면 산하 유소년 클럽들의 연쇄 해체 사태가 우려된다. 축구 꿈나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번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전 국가대표 선수 김병지 해설위원은 “경찰청이 선수 선발을 중단해서 14명의 선수들만 남게 되면 아산무궁화는 K리그는 물론 어느 리그에도 참가할 수 없게 되고, 결국 해체될 수밖에 없다. 2년간만 유예기간을 부여해서 시민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경찰과 한국 축구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산무궁화 산하 U18팀 주장 국민석은 “아산무궁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해체되면 유소년 선수들은 갈 곳이 없어진다. 문제가 잘 해결돼서 축구에 대한 열정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의경으로 입대한 프로축구 선수들로 구성된 아산무궁화는 지난달 27일 서울이랜드전 승리로 K리그2 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하지만 이에 앞선 지난 9월 경찰청이 “앞으로 아산무궁화의 선수를 충원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존속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 처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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