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FC서울은 굉장히 불편한 처지에 놓였다. 최근 11경기 연속 무승(4무7패)으로 두 자릿수 순위(10위)로 내려앉았다. 올 시즌 정규리그 34경기에서 8승12무14패(승점 36)에 그쳤다. 9위 상주 상무와 승점이 같지만 다 득점(상주 39골, 서울 36골)에서 밀렸다. K리그 규정에 따르면 순위결정 시, 승점동률일 경우 다득점을 우선시한다.
강등권인 11위 전남 드래곤즈(승점 32)와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30)와 격차도 크지 않아 부담이 상당하다. 현재 페이스라면 서울이 사상 처음 스플릿 라운드 그룹B(7~12위)로 떨어진 것도 부족해 K리그2 강등의 오명을 뒤집어쓸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축구계에 파다하다. K리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한 베테랑 지도자는 “강등권은 분위기 싸움이다. 도시민구단도, 기업구단도 자유롭지 않다. 시즌 중후반부터 꺾인 흐름은 쉽게 되돌리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서울에게 지난달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정규리그 34라운드 홈경기는 현재 팀이 직면한 문제점과 회생 가능성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후반 38분 박주영이 오랜 침묵을 깨고 득점에 성공했으나 곧장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동점골을 내줬다.
그래도 서울 벤치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베테랑 스트라이커의 부활이 선수단의 잃어버린 ‘승리 DNA’를 되찾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서울은 4월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황선홍 전 감독의 후임을 찾는 대신 2군을 이끌던 이을용 감독대행을 임시로 앉혔으나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실패로 끝났고, 10대 사령탑을 지낸 최용수 감독이 다시 임명되기에 이르렀다.
얼마 전까지 서울은 선수단 내분설이 파다했다. 내용도 이유도 다양했다. 최 감독의 복귀 후 2경기에서 1무1패 승수를 쌓지 못했으나 불편한 소문은 많이 잠잠해졌다. 그러나 언제든지 서로가 반목하고 못미더워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어 조심스럽다. 꽤 오랜 시간 쌓인 불신이 한두 경기 만에 사라질 수는 없다.
선수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자신의 몸 상태를 둘러싸고 불만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해 파문을 일으킨 것도 박주영이다. 남은 4경기에서 실력으로 증명하지 못한다면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를 수 있다.
잃어버린 승리의 기억을 되돌리려는 서울은 정말 반전할 수 있을까.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릴 대구FC와의 원정경기는 희망과 악몽의 마지막 갈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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