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걸이 한국行 어나이의 반란…득점-공격성공률 2위 불꽃 활약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3일 00시 37분


여자배구 외국인 선수 중 으뜸…기업銀 이정철 감독 선택 빛나

1일 오후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프로배구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 경기에서 IBK 어나이가 공격을 하고 있다.2018.11.1/뉴스1
1일 오후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프로배구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 경기에서 IBK 어나이가 공격을 하고 있다.2018.11.1/뉴스1
‘후순위의 반란.’

2018~2019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외국인 어나이(22)의 활약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개막 후 3경기를 치른 어나이는 득점 부문에서 92점으로 2위(1위 한국도로공사 박정아·95점), 공격성공률 부문에서 44.68%로 2위(1위 GS칼텍스 이소영·46.22%)로 외국인 가운데서는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어나이가 5월 열린 외국인 트라이아웃의 마지막(6위) 지명 선수라는 사실이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V리그를 경험한 선수들과 대학 졸업 후 첫 프로무대로 한국을 노크한 어나이를 두고 끝까지 고민한 뒤 어나이를 지명했다. 이 감독은 “트라이아웃에 앞서 어나이의 플레이를 비디오로 봤다. 공격할 때 얼굴이 일그러지지 않는 모습에 주목했다. 80~90%의 힘만 쓴다는 거다. 힘을 100% 쓴다면 충분히 통할 거라 봤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선택은 또 한번 적중했다. 2016~2017시즌을 앞두고 이 감독은 당시만 해도 주목받지 못했던 메디를 지명했는데 메디 또한 2년 간 기업은행의 정규시즌 및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며 세계수준급 선수로 성장했다. 올해 V리그 입성 전까지 ‘물음표’를 달고 있던 어나이도 초반부터 메디 못지않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이 감독의 외국인보는 수준급 안목까지 배구팬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사회생활’이 처음인 어나이 개인의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8월 처음 한국땅을 밟은 어나이는 호랑이 감독으로 정평난 이 감독 밑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그 짧은 기간 동안 어나이는 ‘손가락 세 개’를 펼치며 “세 번 울었다”며 웃었다. 그 속에서 미국국가대표가 꿈인 어나이의 꿈도 영글고 있다. 이 감독은 “힘을 더 쓸 때 스윙이 빨라지는 등 보완할 점이 있지만 지금 추세라면 대표팀 마크도 달 수 있을 거라 본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