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5% 확률 잡은 SK? 최근 기록은 ‘글쎄’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5일 09시 36분


첫 판은 SK 와이번스가 잡았다. 하지만 우승 여부는 아직 속단할 수 없다.

SK는 지난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7-3으로 승리했다. 과거 34번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의 우승은 25차례로, 확률로는 73.5%에 달한다.

두산은 정규시즌에서 2위 SK에 14.5경기나 앞선 여유 있는 1위를 하고도 1차전에서 경기 감각 부재로 인한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패했다. 두산은 2차전을 꼭 잡아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 몰렸다.

하지만 SK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고 보기도 쉽지 않다. 장기 레이스에서 드러난 전력은 분명 두산이 우위다. 한국시리즈는 단기전이지만, 시리즈가 5차전 이상으로 흐르게 되면 조금씩 지구전의 양상도 보이게 마련이다.

1차전 승리가 우승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절대적으로 많지 않았던 최근 기록을 살펴봐도 아직은 시리즈의 향방을 점치기 어렵다. 지난해까지 최근 5시즌 기록을 보면 오히려 1차전에서 패한 팀이 네 번이나 우승했다.

최근 5시즌 중 1차전 승리팀이 우승까지 간 것은 2016년 두산이 유일하다. 당시 두산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4연승하며 마산에서 시리즈를 끝내고 통합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다.

나머지 네 번은 모두 1차전 패배 팀의 우승이었다. 2013년 두산은 먼저 2승을 했고, 3승 1패까지 삼성 라이온즈를 몰고 갔지만 결국 남은 1승을 채우지 못했다. 삼성은 2014년 넥센 히어로즈에 1차전을 내주고도 4승 2패로 우승하며 통합 4연패에 성공했다.

2015년에는 두산이 삼성을 상대해 첫 경기에서 8-9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충격을 딛고 4연승으로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년 뒤에도 두산이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첫 판을 따냈지만 내리 4연패, 정상을 내줬다.

좀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SK는 1차전에 패하고 한국시리즈를 두 번이나 우승한 경험이 있다. 2007년 SK는 두산과의 대결에서 2연패 뒤 4연승으로 창단 첫 정상에 올랐고, 이듬해에는 다시 두산을 만나 1패 뒤 4연승했다.

기록은 분명 무시할 수 없지만, 최근에는 그 기록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1차전 승리가 절대적인 우위를 뜻하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1승을 먼저 얻은 것이 시리즈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에는 먼저 일격을 당한 것이 분발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5년 중 4번이나 일어났던 1차전 패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가운데 3번을 정규시즌 1위 팀이 해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4번 중 2015년을 제외한 나머지 3번은 모두 정규시즌 우승팀이 먼저 패한 뒤 전세를 뒤집은 케이스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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