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 베어스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 중인 사이드암 투수 박치국(20)이 첫 가을야구 무대임에도 자신감을 한껏 과시했다.
지난해 1군 무대에 데뷔한 박치국은 올해 67경기에서 67이닝을 던지며 1승 5패 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 두산 필승조로 제 몫을 다했다.
박치국의 가을야구는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도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첫 가을야구 무대에서 박치국은 불펜의 핵으로 활약 중이다.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2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위기 상황마다 마운드에 박치국이 올랐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팀이 3-4로 끌려가던 7회초 1사 2루의 추가 실점 위기에 등판한 박치국은 플레이오프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받을 정도로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한 김강민을 3루 땅볼로 잡아냈다.
2차전에서는 두산이 4-3으로 추격당한 7회초 2사 1, 2루의 위기에 마운드에 올라 SK 와이번스의 간판 타자 최정을 삼진으로 처리해 리드를 지켜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치국은 로맥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임무를 완수했다.
박치국은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3차전을 앞두고 “한국시리즈 첫 등판인데 정규시즌과 크게 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더 긴장했었다”며 “아시안게임 경험 때문에 한국시리즈에서 긴장하지 않고 던진 것 같다”고 밝혔다.
“첫 단추도 잘 뀄다. 시즌 후반 구속이 시속 130㎞ 중반대에 머물렀고, 청백전과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도 구속이 시속 140㎞ 초반대라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첫 등판에서 김강민 선배를 내야 땅볼로 잡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박치국은 “솔직히 2차전에서는 긴장하고 올라갔다. 최정 선배를 삼진으로 잡을 줄은 몰랐다. 잡고 나서 저절로 박수가 나오더라”며 웃었다.
박치국의 자신감은 최고조다. 넥센 히어로즈와 SK의 플레이오프를 보며 가장 상대해보고 싶었던 타자를 묻자 “김강민 선배다. 첫 등판 때 잡아내서 지금도 자신감이 있다”고 답할 정도다.
그러면서 “위기 상황이 되면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더 긴 이닝을 소화하고 싶은 욕심도 드러냈다. 박치국은 “내가 좌타자에 약한데 김강민 선배를 상대한 후 한동민 선배가 타석에 들어온다. 그러다보니 감독님이 이현승 선배, 김승회 선배에게 맡기는 것 같다. 하지만 나도 좌타자를 상대로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야자키 교육리그 도중 불펜의 핵심인 김강률이 부상을 당하면서 박치국과 마무리 투수 함덕주의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미야자키에서 김강률과 한 방을 쓴 박치국의 모자에는 김강률의 등번호와 이니셜 ‘K.K.R’이 모두 적혀있다.
박치국은 “(김)강률 형이 다치기 전날 나와 박신지에게 신발을 사줬다. 그런데 갑자기 부상을 당했다”며 “부상 후 강률 형이 ‘네가 잘해서 우승하라’고 하더라. 언제나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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