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달콤한 휴식을 취한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가 다시 그라운드에서 만난다. 비가 준 휴식은 저조한 타격감에 시달리는 두산 타자들에게 도움을 줄까 아니면 지친 SK 불펜진에 약이 될까. 시리즈 전체에 영향을 줄 분수령이다.
두산과 SK는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 4차전을 치른다.
3차전까지는 SK가 2승1패로 앞서고 있다. 1승1패 후 맞붙은 3차전 승리팀이 우승할 확률은 무려 92.9%(14회 중 13회)다. 분위기는 홈팀 SK에게 다소 기울어 있다.
4차전이 그대로 진행됐다면 SK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지난 8일 전국적으로 내린 비에 경기가 하루 연기됐다. 두산과 SK 모두 휴식을 취했는데 유불리는 알 수 없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내일 이기는 팀에게 좋은 것”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두산은 타자들의 경기력 회복이 중요하다. 두산은 1차전에서 3점, 3차전에서 2점을 내는 데 그치면서 패했다. 양의지와 최주환을 제외하고 타격감이 좋다고 할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4번타자 김재환은 옆구리 복사근 손상으로 출전 자체가 불투명하다.
곳곳에서 실책이 이어지는 등 야수들의 경기력이 정규시즌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한숨 돌리고 가는 게 두산으로서는 나쁘지 않다. 하루 정비 시간을 가진 두산 타자들이 4차전에서 살아난다면 추후 ‘우천 취소의 효과를 봤다’고 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에게도 나쁜 상황은 아니다. SK는 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총 8경기를 치렀다. 그동안 선발진이 6회 이상 버틴 것은 2번 뿐이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의 김광현(6이닝 5실점)과 한국시리즈 3차전의 메릴 켈리(7이닝 2실점)다. 선발이 오래 버티지 못하면서 그동안 불펜에 부담이 가중됐다.
경기를 치를수록 체력에서 불리한 팀은 SK. 하지만 이번 휴식으로 한결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플레이오프부터 6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인 좌완 김태훈은 3차전에서 35구를 던졌다. 우천 취소의 영향으로 쉬었기에 4차전 등판도 기대해볼 만하다. 윤희상, 박정배 등 베테랑들에게도 휴식은 중요하다.
정비할 시간을 번 두산이나 쌓여가는 피로를 풀었던 SK 모두에게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하지만 결국엔 결과가 중요하다. 시리즈를 마친 뒤 ‘그때 비가 와서 다행이다’라고 말할 팀은 누가될까.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