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만 감독이 자신의 ‘홈 고별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SK는 1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4-1로 꺾었다.
이로써 SK는 시리즈 전적 3승2패를 기록하며 2010년 이후 8년만의 우승에 한걸음 다가섰다. 반면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은 1패만 더하면 정상을 내주게 되는 벼랑 끝에 내몰렸다.
힐만 감독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내년 시즌에는 SK와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렸다. 미국에 있는 고령의 아버지를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런 힐만 감독을 보며 SK 선수들은 “최대한 감독님과 오래 야구를 하고 싶다”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짐했다.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 혈투 끝에 3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는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을 맞아 절대 열세라는 당초 예상을 뒤엎고 먼저 3승을 거뒀다. 이대로 SK가 1승을 추가할 경우 힐만 감독과 SK는 ‘아름다운 작별’이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
이날 5차전도 힐만 감독에게는 의미가 컸다. 안방 인천에서 열리는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 6차전과 7차전은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펼쳐진다. 더 이상 SK행복드림구장 덕아웃에 있는 힐만 감독의 모습은 볼 수 없다.
지난해 처음 SK에 부임한 힐만 감독은 유독 홈에서 강했다. 정규시즌 5위를 차지한 지난해와 정규시즌 2위에에 오른 올 시즌 모두 SK는 홈에서 42승30패(0.583)로 높은 승률을 올렸다. 시즌 전체 승률(2017년 0.524, 2018년 0.54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원정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NC 다이노스에게 첫 판을 패하며 허무하게 탈락했으나, 올 시즌은 안방 강세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을 앞두고 있다. 플레이오프 3승이 모두 홈에서 나왔고, 한국시리즈 역시 3승 중 2승을 인천에서 거뒀다.
힐만 감독은 이날 홈 팬들에게 총 89번째(정규시즌 84승, 포스트시즌 5승)로 승리를 선사한 뒤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을 향해 특별한 인사를 전했다. 더그아웃 앞에서 평소보다 긴 시간을 서성이며 엄지와 검지, 새끼손가락을 폈다.
힐만 감독이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때부터 선보였던 이 손동작은 ‘사랑한다(I LOVE YOU)’는 의미가 담긴 수어다. 인천 팬들에게 뜻깊은 선물을 안긴 힐만 감독은 이제 잠실로 이동해 유종의 미에 도전한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등장한 힐만 감독은 “마지막에 경기장에서 팬들에게 인사하면서 수화로 사랑한다고 표현했다”며 “울컥하기도 했지만 눈물은 참았다. 해야 할 일이 남았다. 남은 일에 집중하고자 마음을 달랬다”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정조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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