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만 감독 “한국 SK에서의 2년, 행복했다 축복이었다”

SK 와이번스의 트레이 힐만 감독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한국을 떠난다.

SK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8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6차전에서 연장 13회초 터진 한동민의 결승 솔로 홈런을 앞세워 5-4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SK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혈투 끝에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한국시리즈에서 올해 최강팀 두산마저 제압한 SK는 2010년 이후 8년 만이자 통산 4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누구보다 간절히 우승을 원한 힐만 감독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고령의 아버지를 돌봐야하는 힐만 감독은 SK의 재계약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하고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힐만 감독은 “다시 감독으로 오는 것은 확실하지 않다. 언젠가 한국에 와서 SK 식구들을 만나고 싶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필드에서 함께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좋고 행복했다”고 밝혔다.
-우승 소감을 말해달라.

“이번 포스트시즌 내내 미친 경기들이 많았다. 우리는 어려운 상황마다 이겨냈다. 선수들이 많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이겨냈다. 이런 모습은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야구로 보여준 것이다. 김광현을 7차전 선발로 투입하려고 했다. 오늘 경기가 진행되면서 김광현을 어느 타이밍에 투입해야 할지 고민했다. 오늘 투수들은 전부 훌륭했다. 메릴 켈리도 5회까지 너무 잘 던져줬다. 6회 3점을 내준 것이 아쉽지만 전반적으로 훌륭했다. 두산보다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많이 내준 것은 아쉽다. 적절한 타이밍에 윤희상이 한 타자를 잘 막았다. 적절한 시기에 투수코치들이 준비된 불펜 투수들을 잘 투입했다. 시즌 내내 나와 투수코치들이 얼마나 많은 소통을 하고, 분석을 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13회까지 가는 길고 놀라운 경기였다. 양 팀 선수들 모두 체력적으로 힘겨운 경기였다. 두산에 감사하고 존중한다. 정말 훌륭한 팀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에게도 감사하다. 올 시즌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나갔다. 항상 웃으면서 상냥하게 맞아줘서 고마웠다. 2년 동안 한국에서 경험한 시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받아야될 것 이상으로 축복을 받았다. 팬들, 선수들, 선수들 가족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한국에서 2년을 보낸 시간을 되돌아보면.

“2년 동안 SK 식구들과 보낸 시간은 순위로 매길 수 없을 만큼 좋았다. 식구들과 함께 야구를 하면서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많았다. 2년째에 더 가까워지고, SK 야구단이 얼마나 행복한 곳인지 알 수 있었다. 한동민의 홈런도 정말 컸지만, 최정의 홈런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한 후 ‘신지라레나이’(믿을 수 없다)라는 말을 했는데 이번에는 준비한 말이 있나.

“(한국어로 어떻게 표현하냐고 물은 후 우리말로) 믿을 수 없어. 엄청난 기분이다. 빠른 시간 내에 잠들 것 같지는 않다.”

-미래의 SK 감독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은.

“새로 오게 될 감독님이 더 좋은 말과 각오를 전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는 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새로운 감독이 팀의 성향을 잘 아는 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또 한국으로 돌아올 마음이 있나.

“감독으로 오는 것은 확실하지 않다. 언젠가 한국에 와서 SK 식구들을 만나고 싶다. 행복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할 것 같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필드에서 함께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좋고 행복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도전의식을 가지고 배워야한다는 중요성을 항상 말했다. 선수, 코치가 항상 배워야한다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계속 배워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