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아쉬움을 남긴 채 한국시리즈를 마무리한 SK 와이번스의 마무리 투수 신재웅이 “우승했으니 괜찮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신재웅은 올 시즌 SK의 마무리로 팀의 정규시즌 2위에 힘을 보탰다. 시즌 초반 팀이 뒷문 불안으로 흔들리자 마무리로 긴급 투입돼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
54경기 2승3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2.77이 정규시즌 신재웅의 성적이다. 불안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팀 승리를 지켜내는 경우가 많았다.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마무리 투수는 두산 베어스 함덕주(2.96)와 신재웅 밖에 없다.
그런 신재웅이지만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2차전과 4차전에서는 1이닝 무실점으로 정규시즌 활약을 이어갔지만 5차전에서 9회 박병호에게 통한의 동점 투런 홈런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연장 10회말 김강민, 한동민의 백투백 홈런으로 팀이 끝내기 승리를 거뒀지만 신재웅은 자칫 ‘역적’이 될뻔 했다.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들어서도 신재웅은 3차전이 돼서야 마운드에 올랐지만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2실점을 하고 말았다. 이후 신재웅은 한국시리즈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SK는 두산을 4승2패로 물리치고 2010년 이후 8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12일 6차전에서 SK가 연장 13회 혈투 끝에 5-4로 승리하면서 우승이 확정되자 신재웅도 그제서야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기쁨을 만끽했다.
우승 확정 후 신재웅은 “욕심같아서는 나도 우승하는데 더 보탬이 됐으면 좋았을테지만 우승을 하니까 그냥 기분이 좋다”며 “또 내년이 있으니까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베테랑다운 소감을 말했다.
이어 신재웅은 “프로와서 우승은 처음인데 실감이 안난다”며 “LG에 있을 때부터 늘 꿈꿔왔던 순간인데 이제야 이루니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기쁘다”고 덧붙였다.
신재웅은 LG 트윈스에서 뛰던 2015년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SK 이적 후 마무리 경험과 함께 데뷔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고 우승반지까지 끼게 됐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부진했지만 신재웅이 정규시즌 뒷문을 단속하지 못했다면 SK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손혁 SK 투수코치 역시 “신재웅이 없었다면 이번 시즌 SK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신재웅의 공로를 인정했다.
드러나는 기록 외에도 신재웅은 박정배, 채병용과 함께 팀 투수조의 최고참으로 후배 투수들을 이끌었다. 올 시즌 SK는 화끈한 홈런포 외에도 팀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마운드의 힘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신재웅은 “어린 친구들이 스스로 잘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며 “내가 한 것이라고는 경기에 나가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뿐이었다”고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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