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쉽게 말해 아직까지 ‘대책이 없는’ 상태다.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이 14일 전격 사퇴했다. 선 감독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요청하는 긴급 문자를 발송한 뒤 서울 도곡동 KBO회관에서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면담을 갖고 사퇴를 발표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과 관련한 논란이 결국 대표팀 감독의 사퇴로 이어졌다. 선동열 감독은 금메달을 따고도 일부 선수들의 병역 기피 논란과 함께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등 굴욕을 겪었다.
과정은 지난간 일이라고 쳐도 앞으로 있을 국제대회가 문제다. 당장 내년에는 2020년 도쿄올림픽 예선을 겸한 프리미어12가 열린다. 프리미어12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도쿄올림픽 참가도 장담할 수 없다.
선동열 감독이 “저는 국가대표 야구 감독직에서 물러납니다. 사퇴를 통해 국가대표 야구선수들과 금메달의 명예를 지키고 싶습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질의응답없이 자리를 뜨자 장윤호 KBO 사무총장이 회견장 마이크 앞에 서 여러가지 질문에 답했다.
장윤호 총장은 전임감독제를 철회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은 그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며 “총재님도 많이 놀라셨고 당황하셨고 안타까워 하신다”고 말했다.
정운찬 총재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전임감독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손혜원 의원의 질문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개인적인 소신을 밝힌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전임감독을 맡고 있던 선동열 감독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는 대답이었다.
총재가 국정감사 자리에서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드러내면서 향후 국가대표 감독 선임과 관련해 논란이 예상된다. 전임감독제를 유지하자니 총재의 생각과 배치되고, 대회별 감독제로 돌아가자니 각종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임감독제가 아니라면 현직 프로야구 10개 구단 사령탑 중 한 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해야 한다. 과거 전년도 우승팀의 감독이 대표팀을 맡는 것이 관례였으나 감독들이 고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베테랑 사령탑인 김인식 감독이 2015년 프리미어12 지휘봉을 잡았던 것이 그 이유다.
2019년 프리미어12는 시즌 종료 후 11월에 개최된다. 그러나 코칭스태프 구성, 전력 분석 등 치밀한 준비를 위해서는 시간이 많지 않다. KBO가 조속히 향후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선동열 감독은 사퇴 회견문에 “저의 자진사퇴가 총재의 소신에도 부합하리라 믿습니다”라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선동열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퇴하면서 국가대표 감독 선임 방식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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