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트레이 힐만 감독과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염경엽 신임 감독을 환영했다.
SK는 15일 오후 3시 인천 문학경기장 그랜드오스티엄 4층 CMCC홀에서 감독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2016년 11월 SK 감독으로 취임한 힐만 감독은 첫 시즌에 SK를 정규리그 5위에 올려놨다. 올 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8년 만에 우승을 선물했다.
SK는 시즌 중 힐만 감독에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힐만 감독은 건강이 악화된 가족들을 돌보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이를 고사했다.
힐만 감독은 지난달 13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이러한 뜻을 밝혔고, SK가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를 4승 2패로 물리치고 우승하면서 SK와 힐만 감독은 ‘아름다운 이별’을 하게 됐다.
지난 12일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SK는 우승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염경엽 전 단장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계약기간 3년, 계약금 4억원, 연봉 7억원 등 총액 2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트시즌과 힐만 감독이 SK와 함께 한 2년간의 영상이 상영된 후 힐만 감독의 이임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최창원 구단주 부부가 힐만 감독 부부에게 꽃다발을 증정했고, 힐만 감독의 2년간의 모습이 담긴 사진 앨범이 전달됐다. SK는 선수들의 사인이 모두 담긴 대형 사인공도 힐만 감독에 선물했다.
주장 이재원은 힐만 감독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면서 “2년간 많은 것을 배웠고,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선수들은 모두 힐만 감독과의 추억을 잘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힐만 감독은 이재원에게 홈런 세리머니를 부탁하기도 했다.
소통과 존중을 중시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 힐만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지난 3주 동안을 돌이켜 보면 멋진 스토리가 됐다. 놀라운 일이었다”며 “성공의 기반은 관계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SK와 2년간 함께 지낸 코치진, 직원들이 있었기에 우승도 가능했다”고 인사했다.
영화배우 김보성으로 분장해 ‘의리!’를 외치는 파격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한 힐만 감독은 정의윤, 최항과 함께 이날도 ‘의리!’를 연호했다. 정의윤은 “우승으로 좋은 선물을 드리고 보내게 돼 다행이다. 좋은 추억 남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힐만 감독은 블랙아이드피스의 ‘아 가타 필링(I gotta feeling)’을 직접 부르기도 했다.
힐만 감독은 “감사할 분이 많아서 리스트를 보며 이야기하겠다”며 최창원 구단주, 류준열 사장, 염경엽 전 단장이자 신임 감독뿐 아니라 신임 단장에 오른 손차훈 전 운영팀장에도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전력분석 팀에도 감사하다. SK 전력분석만큼 훌륭한 팀은 없었다. 불펜 포수를 비롯한 보조 선수들에게도 고맙다”며 “코치진과도 2년간 함께 부딪히고, 좋고 안 좋은 시간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정말 형제”라고 말했다.
힐만 감독은 선수들은 물론, 선수 가족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믿음으로 다가오는 삶 자체를 받아들여라. 매일 계속해서 배워나가라. 배움 속에 답이 있다. 힘든 시기가 있을 때나 고난이 있을 때 두려워하지 말라. 강하게 되는 시간”이라며 “1초, 1초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주 웃어달라”고 조언했다.
힐만 감독은 염경엽 신임 감독에 꽃다발을 전달한 후 이임식을 마무리했다. 주장 이재원은 다시금 꽃다발을 염 감독에게 전달한 후 “제7대 감독님이 되신 것을 축하드린다. 기회가 된다면 같이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이재원의 잔류 의지를 살짝 드러낸 셈이다.
최창원 구단주 부부는 염경엽 감독 부부에 꽃다발을 전달했다. 염 감독은 최창원 구단주가 전달한 유니폼을 착용한 후 류준열 사장과 나란히 앉아 계약서에 사인했다. 이후 구단기를 건네받고 힘차게 흔들었다.
염경엽 감독은 “우승팀 단장이라는 경력을 만들어준 힐만 감독님, 프런트, 선수단, 코치진에 정말 감사하다. 2년 동안 와이번스 단장직을 수행하고 같은 팀에서 감독으로서 유니폼을 입게 돼 정말 영광”이라며 “1991년 인천 연고인 태평양 돌핀스에 프로 선수로 입단해서 인천과 인연을 맺었다. 2년 전 SK 단장으로 돌아오게 됐다. 지금 감독으로서 인천 팬들께 인사를 드릴 수 있는 것을 감사할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구단이 가고자하는 방향은 팬들에게 사랑받는 야구다. 스마트하고 화끈한 야구, 매너있고 성실한 모습이 팬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야구”라며 “2년간 힐만 감독님이 이런 부분을 잘해줬고, 단장을 하며 뒤에서 많이 배웠다. 이런 부분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 선수들에게 아직 20%의 잠재력이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힐만 감독님이 끌어내려 하셨고, 내가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힐만 감독님이 정말 부럽다. 나도 다시 한 번의 도전이 시작됐다. 이 도전을 열심히 해나가 힐만 감독님처럼 멋있게 하겠다. 구단, 선수 여러분께 도움이 되는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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