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대타 나상호 결의 활활… “내 경쟁력 확실히 보여주겠다”
벤투 감독 “발전된 모습 기대하라”
호주 감독 “한국 장점 차단해 승리”
“넌 충분히 축구대표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꿈을 이룰 때까지 계속해서 힘내라.”
9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 축구 결승전을 앞두고 손흥민(26·토트넘)은 룸메이트였던 나상호(22·광주·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23세 이하, 20세 이하 대표팀 경력이 전부였던 나상호에게 한국 축구 최고 스타인 손흥민의 격려는 큰 힘이 됐다. 아시아경기 이후 프로축구 K리그2(2부) 광주로 돌아온 그는 매서운 득점 감각을 뽐내며 2부 리그 득점왕(16골)에 올랐다.
광주의 ‘판타지 스타’(환상적 골을 넣는 선수)로 불리며 맹활약한 나상호는 호주 방문평가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나상호는 “흥민이 형의 말을 듣고 언젠가는 꼭 대표팀에 가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17일 오후 5시 50분 호주 브리즈번에서 호주와 평가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 한국은 42위 호주와의 상대 전적에서 7승 10무 9패로 열세다. 손흥민이 소속팀 경기에 집중하라는 벤투 감독의 배려에 소집되지 않은 가운데 측면과 중앙 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나상호는 손흥민의 공백을 메울 카드 중 하나다. 기영옥 광주 단장은 “나상호는 스피드가 빠르고 슈팅 능력이 뛰어난 골게터다. 최고 선수들이 모인 대표팀에서 경쟁하며 더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나상호는 대표팀 합류 전에 좋은 꿈도 꿨다며 득점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최근 엄청 높이 점프를 한 뒤 착지하는 꿈을 꿨다. 해몽을 찾아보니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징조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는 “평가전을 통해 내가 경쟁력이 있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나상호는 금호고 시절 포항제철고에서 뛰던 동갑내기 공격수 황희찬(함부르크)의 라이벌이었다. 그는 2014 K리그 주니어리그에서 금호고의 우승을 이끌었고 최우수선수상과 득점왕을 휩쓸었다. 이번 평가전에는 황희찬이 허벅지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나상호는 “희찬이가 유럽 진출과 동시에 국가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해 (황희찬과 나의) 격차가 많이 벌어졌다. 이제 내가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6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은 “빌드업(공격 전개)을 강조하는 기존 플레이스타일을 유지하고, 더 발전된 모습으로 승리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아널드 호주 대표팀 감독은 한국과의 경기에서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양 팀 모두 아시안컵(내년 1월)을 앞두고 있다. 친선 경기라는 생각을 버리고 한국의 장점을 봉쇄해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C조, 호주는 B조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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