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2018시즌이 끝나고 모험을 감행했다. 정규시즌 원투펀치로 활약한 키버스 샘슨(27)과 데이비드 헤일(31) 등 외국인 선발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한 것이다. KBO리그에 처음 입성하는 외국인선수의 몸값 총액이 100만달러(약 11억3000만원)로 제한된데다 안정적인 선발투수감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인데, 한화는 누구보다 빠르고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혹자는 이를 두고 “한마디로 모험”이라고 했다.
샘슨은 올해 정규시즌 30경기(29선발)에서 13승8패, 평균자책점 4.68의 성적을 거뒀고, 195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경기당 평균 소화이닝(5.1이닝)과 투구수(103.8개)가 아쉬웠다. 15차례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 6이닝 3자책점 이내)를 기록했지만, 투구수가 워낙 많아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끌어주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제이슨 휠러의 대체자로 합류한 헤일은 강력한 투심패스트볼을 앞세워 6경기에서 QS 6회 포함 3승4패, 평균자책점 4.34를 기록했지만, 기복이 심했다. 우완 워윅 서폴드와 좌완 채드 벨을 영입해 일찌감치 2019시즌 준비에 들어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한화는 서폴드에게 외국인선수 첫해 몸값 상한선인 100만달러를 꽉 채워 지급하는 ‘풀베팅’을 했다. 확신이 강해서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한화 한용덕 감독은 18일, “서폴드는 3년 전부터 스카우트들이 지켜본 투수”라며 “제구력이 워낙 뛰어나서 안정적으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고, 변화구도 다양하다.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처럼 잘 던졌으면 좋겠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풀베팅’을 한 또 다른 이유는 경쟁이었다. 한화가 한창 서폴드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일본프로야구(NPB)의 한 구단도 협상을 준비한 터라 자연스럽게 몸값이 올라갔다. 한화는 100만달러의 몸값과 함께 ‘풀타임 선발’을 강조했다. NPB는 외국인선수 보유 제한이 없어 선발을 보장할 수 없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2018시즌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받은 55만300달러(약 6억2300만원)의 2배 가까운 몸값과 선발 보장은 서폴드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