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현역 최고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31·두산 베어스) 쟁탈전에 최근 수년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을 주도한 ‘큰 손’ 롯데 자이언츠가 뛰어들 전망이다.
FA 신청을 앞둔 양의지는 역대 최고 수준의 투수리드 능력과 시즌 20홈런·OPS 0.9 이상이 가능한 공격력을 함께 갖춘 대형 포수다. 양의지를 영입하는 순간 팀 마운드전력과 공격력이 함께 급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개장을 앞둔 FA시장에서 과연 어떤 팀이 양의지에게 관심을 기울일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던 이유다.
원 소속팀 두산이 우승 재도전을 위해 양의지와 잔류협상을 앞둔 사이, 롯데도 사실상 참전 준비를 끝냈다. 복수의 채널을 통해 이 같은 움직임이 포착됐다. 몇몇 구단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서는 롯데의 FA시장 참전 준비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18일, “롯데가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두산과의 협상결과 그리고 롯데가 어떤 제안을 할지가 전체 FA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주목된다”고 말했다. 롯데는 대외적으로 올해 외부 FA시장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입장이었지만 최정상급 포수를 영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내부 판단이 섰다는 관측이다.
치열한 협상전의 결론은 롯데가 어떤 수준의 계약서를 준비하느냐에 달려있다. 양의지는 자신을 정상급 선수로 성장시킨 두산에 대한 애착이 높다. 스스로의 경기 운영 스타일을 존중하는 코칭스태프와 신뢰도 두텁다. 그러나 프로는 결국 계약서 내용이 선수에 대한 구단의 가장 확실한 평가서다.
롯데는 최근 FA시장에서 과감한 투자를 계속했다.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손아섭에게 98억원, 민병헌에게 80억원을 투자했다. 2017년 시즌을 앞두고선 이대호에게 150억원을, 2016년에 앞서는 불펜투수 손승락, 윤길현에게 98억원을 썼다. 최근 3년 투자 액수만 426억원이다.
그러나 숙원인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는 포스트시즌 무대에도 오르지 못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삼성으로 이적한 포수 강민호의 빈자리를 뼈저리게 느낀 한 해였다.
롯데가 계약기간이 2년이나 남은 조원우 전 감독과 결별하고 양상문 신임 감독을 영입한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 가능성이었다. 경험과 단기전 능력, 팀 전력 파악, 선수단 장악 면에서 양 감독의 관록을 높이 평가했다.
롯데 경영진은 우승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며 수년 간 공격적인 투자능력을 과시했다. 롯데의 가장 큰 약점인 포수는 단기간에 성장이 가장 어려운 파트다. 반대로 포수에 대한 한번의 과감한 투자는 공격력과 마운드 전력 모두에서 가장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롯데가 양의지 쟁탈전 참전을 결정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