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김재환 “하루도 안 빠지고 후회…야구장 안팎에서 노력하겠다”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19일 16시 15분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메르디앙 서울 다빈치볼룸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시상식에서 KBO MVP를 수상한 두산 김재환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1.19/뉴스1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메르디앙 서울 다빈치볼룸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시상식에서 KBO MVP를 수상한 두산 김재환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1.19/뉴스1
MVP에 등극한 김재환(30?두산 베어스)이 수상 소감과 함께 자신을 둘러싼 비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재환은 19일 서울 역삼동의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시상식에서 영예의 MVP를 거머쥐었다. 김재환은 트로피와 함께 부상으로 기아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K7’을 받았다.

정규시즌 종료 후 진행됐던 기자단 투표 결과 김재환은 총점 888점 만점 중 487점을 얻어 팀 동료 조쉬 린드블럼(31?367점), 넥센 히어로즈의 박병호(32?262점) 두산의 양의지(32?254점)와 세스 후랭코프(30?110점) 등을 제쳤다.

이번 시즌 김재환은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4, 44홈런 133타점으로 홈런왕에 올랐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선수가 홈런왕이 된 것은 1998년 OB의 타이론 우즈 이후 20년 만이며, 토종 선수로 한정하면 1995년 OB의 김상호 이후 처음이다.

수상 직후 김재환은 “짊어지고 가야 할 책임도 더 무겁게 갖고, 남은 인생 좀 더 성실하게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는 만큼 그분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2011년 파나마 야구월드컵 대표팀에 선발됐다가 금지약물을 복용한 뒤 적발 된 것에 대한 사죄이자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약속이었다. 수상의 기쁨을 표현하는 시간보다 과오에 대한 사죄가 더 길었고, 김재환은 시종일관 웃음기 없이 진지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시상식이 끝난 뒤 별도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김재환은 “워낙 (약물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사람들과의 약속이라는 의미로 먼저 말했다”며 앞으로 더욱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 시작으로, 김재환은 MVP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야구장 안팎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살아가겠다고 다시 한 번 약속했다.

다음은 김재환과의 일문일답.

- MVP를 예상했나.
▶ 말은 들었다. 멍하다.

- 2008년 입단해 첫 MVP를 수상했는데, 지난 11시즌을 돌아본다면.
▶ 입단할 때부터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이 도움 많이 주셨다. 도움을 받은 것에 비해 내가 어렸던 것 같다. 그분들이 계셨기에 지금이 있을 수 있었다.

- (약물 복용 건에 대해) 책임이라고 표현했다.
▶ 극복한다기보다 앞으로 좋은 생활을 하고, 성실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야구장에서든 밖에서든 잘 하겠다.

- 소감으로 직접 언급했다.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다.
▶ 워낙 이야기가 많다.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사람들과의 약속이라는 의미로 먼저 말했다.

- 골든글러브와의 차이는.
▶ 지금은 긴장된다. 잘 모르겠다.

- 무대에서 울컥했다.
▶ 나보다는 나를 바라보는 가족들 때문에 감정이 올라왔던 것 같다.

- 인터넷에서의 시선으로 인해 가족들도 고생이 많았나.
▶ 가족들도 본다. (MVP를 수상한) 지금도 걱정이 안 되진 않는다. 내가할 수 있는 것은 보여주는 것밖에 없다.

- 차량 기부 의사는 원래 있었나.
▶ 만약 받는다면 기부를 생각하고 있었다. 주위에 고마운 분들이 많았다. 받은 만큼 베풀었으면 했다.

- 박병호, 김현수 등 나이 차 많지 않은 선배들과 같이 앉았다.
▶ 아직 병호 형이나 현수 형의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김재환이 뽑는 MVP가 있다면.
▶ 너무 많다. 투수도 너무 많고, 야수들도 경기 끝나고 늦게까지 연습했다. 그 선수들이 있었기에 내가 좀 더 기록이 좋아지지 않았나 싶다.

-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은 일은.
▶ 결혼이다. 정말 힘들게, 무모하게 결혼했다. 상상 못할 만큼 무모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인데, (아내가) 지금까지 잘 도와주고 있다. 지금이야 잘 지내지만 그 순간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결혼 후 힘들어서 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다.

- 야구 관련된 것 중에서는.
▶ 오히려 최근 3년이 힘들었다. 야구는 잘 됐지만, 바깥생활도 절제했다. 안 좋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 한 번의 실수. 후회했을 것 같다.
▶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하루도 안 빠지고 후회한 것 같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인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인정하지 않는 팬들도 있다.
▶ 야구장에 오시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존재한다. 그런 이야기도 감수하고, 그분들에게 더 실망스러운 모습은 보이지 않고 싶다.

- 월요일에도 안 쉰다고 들었다.
▶ 2016 시즌 때부터 그랬다. 가족(아이)이 생겼다. 당장 아이들을 먹여 살려야 했다. (잘 되지 않아) 야구를 그만두려고도 했다. 1년만 아무것도 하지 말고 야구만 해보자는 생각으로 쉬지 않고 했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 나만의 루틴이라 생각했다. 지금도 꾸준히 나가고 있다.

- 아내가 홀로 육아를 할 텐데.
▶ 아내보다도 어머니, 우리 엄마부터 시작해서 어머니들이 존경스럽다. 아내에게 고맙다. 많이 도와줘야겠다 싶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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