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략히 말하자면 기존 직전 시즌까지 하위 3개 팀(6,5,4위)에 각각 50%, 35%, 15%의 확률로 1~3순위 지명권을 주던 것을 모든 팀에 차등 확률을 주는 것으로 제도 변경을 추진 중입니다. 다음달 중순 예정된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립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신인 농사는 구단의 미래와 직결되는 중대한 과제입니다. 최근만 보더라도 2014~2015시즌 신인 전체 1순위이자 신인왕인 이재영(22)이 소속팀 흥국생명의 경기력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구단으로선 신인드래프트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구단들의 치열했던 확률추첨제 논의 막전막후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역시나 관건은 ‘상위 3개 팀에게 확률을 얼마나 줄 것이냐’였습니다. 현재 직전 상위 3팀은 시즌 순위의 역순, 즉 4,5,6번째로 신인을 지명합니다. 구단의 입장은 첨예하게 갈렸습니다.
한 구단은 ‘90%(하위 3팀) 대 10%(상위 3팀)’ 안건을 주장했습니다.
세 구단은 85% 대 15%를 주장했습니다.
두 구단은 70% 대 30%를 주장했습니다.
10%~30%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시즌 개막 전 각 팀에서 의견을 낸 만큼 각 팀의 입장과 현재 시즌 순위와는 큰 연관성이 없습니다.) 각 구단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시즌 전 이사회에서 의결을 하려던 것이 한 차례 미뤄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KOVO 중재 하에 85%대 15% 안건으로 구단들이 합의를 이뤘습니다.
상위 3팀의 확률은 순위에 따라 3위 9%, 2위 4%, 1위 2%로 정리되는 모양새입니다. 통합우승을 할 경우 1%를 주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100분의 1이라는 확률을 따져봤을 때 그저 상징적인 의미라고 볼 수 있는 숫자일겁니다. 물론 공은 굴려봐야 아는 거지만요.
정작 중요한 건 하위 3팀의 확률일지도 모릅니다. 기존 50%, 35%, 15%의 확률로 공을 배분받던 하위 3팀은 상위 3팀에게 15%의 확률을 떼 주면서 확률 조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팬들이 우려하는 ‘탱킹(하위권 팀들이 다음 시즌 상위 지명권을 얻기 위해 일부러 경기에서 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하위 3팀의 세밀한 확률 조정이 중요합니다.
하위 3팀의 확률은 여전히 의견이 나뉘는 상황입니다. 크게 △6위 35%, 5위 30%, 4위 20% △6위 42%, 5위 28%, 4위 15%의 확률을 나눠주는 두 가지 안건의 논의 중입니다. 공 하나에 인생이 엇갈리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도 7%의 차이(6위 기준 1안 35%, 2안 42%)는 결코 무시하지 못할 숫자일 겁니다. 어느 구단도 자신이 최하위가 될 거라곤 생각하진 않겠지만요.
건너집 한국농구연맹(KBL)은 2016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이종현, 최준용, 강상재로 이어지는 ‘빅3’의 등장에 힘입어 한 때 흥행호재를 맞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KOVO에서는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만한 신인드래프트 흥행 요소가 한동안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189㎝ 날개공격수 정호영(17·선명여고 2학년)이 등장하는 내년도 신인드래프트는 한국배구와 KOVO에겐 기회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혹 확률추첨제 전면 도입이 모두가 예상치 못한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건 아닐까요? 벌써부터 내년 신인드래프트가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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