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다사다난한 2018년 스케줄을 모두 마무리했다. 20일(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친선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두면서 17일 호주전 1-1 무승부에 이어 이번 호주 원정을 1승1무로 마쳤다.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한 해였다. 대표팀은 1~2월 터키 안탈리아에서의 동계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3월 북아일랜드·폴란드 원정~5월 국내 및 오스트리아 강화훈련~6월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을 거쳤다. 벤투 감독이 부임한 9월부터는 매달 소집 일정을 소화했다.
신태용(48) 전 감독과 벤투 감독까지, 두 명의 사령탑 체제에서 변함없이 언급되는 공통의 화두가 있다. 선수단 관리다. 매달 훈련캠프를 차리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선수들이 이런저런 사유로 전열을 이탈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부상과 컨디션 문제다. 벤투호가 출범한 이후 처음 원정 평가전을 소화한 11월 여정은 특히 전력누수가 심했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고유 컬러인 후방 빌드-업에 가장 능하다는 평가를 받은 장현수(FC도쿄)가 병역특례를 위한 봉사활동 서류조작으로 태극마크 자격을 상실한 데 이어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정우영(알 사드),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이 회복과 부상 등을 이유로 동료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 이번 호주 원정에서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남태희(알 두하일)가 차례로 큰 부상을 입었다.
물론 대체자원 확보와 전략과 전술 실험, 플랜B·C 마련이라는 측면에서는 상당한 도움이 됐으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큰 틀과 뼈대를 단단히 다져가야 할 벤투 감독의 입장에서는 부상 이탈이 끊이질 않는 지금의 상황이 결코 달가울 수 없었다. 축구계는 호주 원정이 시작된 뒤 중도 이탈자가 나올 때마다 대체인원을 추가하지 않은 배경에 벤투 감독의 속앓이가 있다고 본다.
시기도 미묘하다. 12월 중순부터 대표팀 강화훈련이 예정돼 있고, 내년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개최된다. 국내와 일본·중국 등 동아시아권 멤버들은 비 시즌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못한 채 메이저 대회를 준비해야 하고, 유럽 및 중동리거들은 한창 몸이 올라온 시점이다. 저마다 다른 몸 상태를 고르게 유지한 뒤 결전에 나서야 하는 고충이 대표팀 스태프에게는 있다. 또한 대회 기간, 꾸준히 발생할 부상과 조치·임기응변도 필요하다. 아시안컵 정상을 위해선 완벽한 몸 상태를 지닌 주축선수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벤투 감독은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