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다들 어떻게 다시 적응할 수 있었느냐고 묻는다(웃음). (2012년) 처음 왔을 때 이미 (위성우) 감독님 스타일을 알았고 감독님은 절대 바뀌실 분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우리은행에서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감독님이 하라는 것만 하면 OK다. 물론 이걸 견뎌내는 멘털도 강해졌다. 선수로 살아남으려면 일단 멘털이 강해야 한다.”
2012∼2013시즌 ‘혼혈 선수’로 데뷔하며 주목받았지만 별다른 활약 없이 2013∼2014시즌 중 한국을 떠났던 김소니아(25)는 올 시즌 5년 만에 우리은행에 복귀해 경기당 평균 18분씩 뛰면서 8리바운드(평균 4.6득점)를 잡아내고 있다. 외국인선수가 뛰지 못하는 2쿼터 김소니아가 잡아내는 리바운드는 우리은행의 필승 카드가 되고 있다.
특히 김소니아는 이번 시즌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강호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2쿼터에만 8점을 몰아치는 등 12득점, 10리바운드로 팀의 2점 차 승리를 이끌었다. 우리은행이 ‘1라운드 전승’의 최대 고비를 넘긴 순간이었다. 2014년 올스타전 때 ‘비욘세 댄스’로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한 뒤 “춤보다는 농구로 주목받고 싶다”던 바람이 조금은 이뤄진 셈이다.
김소니아는 “예전에 주로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1군에서 거의 뛰지 않을 때도 팬분들이 정말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그땐 어려서 마냥 좋았지만 걱정도 됐다. 외모나 춤보다는 농구를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응원을 받고 싶었다. 물론 팬분들에게는 여전히 너무나 감사하다. 내가 유럽에서 뛸 때도 한결같이 응원해 주신 분들도 있다. (한국말로) ‘김소니아 선수 다시 한국 오면 좋겠어요’라고 해주신 분도 많다. 한국에 다시 오게 된 데는 가족, 팀도 있지만 팬들의 서포트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했다.
어떤 생각으로 복귀를 결정했느냐는 물음에 그녀는 “말로 표현할 수는 없는데 뭔가 느껴지는 게 있었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은 나의 일부다. 돌아와야 한다고 느꼈다. 그간 선수들, 코치님과도 계속 연락을 했다. 이번에도 팀에서 먼저 제안해 주셔서 결정할 수 있었다. 코트에 있는 한은 3분, 아니 1분이라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겠다는 마음”이라고 답했다.
챔피언십 우승이 목표라는 김소니아는 “코트에서는 5명이 있고 다 저마다 역할이 있다. 누구는 슛을, 누구는 수비를, 누구는 패스를 전문으로 한다. 그중 나는 ‘더티 워크(궂은일)’를 하는 선수다. 허슬플레이를 하고 리바운드를 따내고 (한국말로) 큰언니들의 오픈샷을 위해 스크린을 서는 게 내 일이다. 거기에서만큼은 리그 최고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그는 돌아와서 체육관에 수북하게 걸려 있는 우승 기념 걸개들을 보고 ‘올해도 힘깨나 들겠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비시즌에는 이 순간을 바라보며 열심히 했다. 1승 했다고 늘어질 수 없다. 여유는 시즌이 끝나야 누리는 것”이라며 웨이트 트레이닝장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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