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롯데 자이언츠 지휘봉을 잡은 양상문(57) 감독이 손아섭(30)을 새로운 주장으로 선택했다.
롯데는 26일 오후 사직구장 4층 대강당에서 양상문 제18대 감독 취임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양 감독은 새로운 주장을 손아섭으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2년 동안 이대호(36)가 주장을 맡았지만, 이제 후배들에게 주장 직책을 물려주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팀의 중선배급인 손아섭이 중책을 맡게 됐다.
취임식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직후 “이대호가 어디느있냐”며 위치를 확인한 양 감독은 “이대호가 롯데에 복귀해 주장을 했다. 그런데 후배에게 주장을 물려주고, 야구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며 “새로운 주장은 손아섭”이라고 밝혔다.
양 감독은 “롯데 주장은 힘든 자리다. 손아섭이 주장 역할과 야구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고참 선수들이 도와달라. 후배들도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 말고 도와주도록 하라”며 “모든 선수가 손아섭을 도와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직접 주장으로 손아섭을 지목했다는 양 감독은 “손아섭이 가장 적극적이고, 투지가 넘친다. 그동안 이대호도 주장 역할을 잘 했지만,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은 더 활기찬 팀”이라며 “그런 점에서 손아섭이 딱 맞지 않나 생각했다. 본인도 흔쾌히 주장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손아섭은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했는데 주장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솔직히 부담도 되고, 한 번도 안 해본 자리라 조금 긴장도 된다. 취임식을 하는 30분 사이에도 쉽지 않은 자리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며 “처음 주장을 맡아 아직 잘 모르겠다. 머릿 속이 하얗다. 2월1일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실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잔뜩 긴장한 기색이면서도 손아섭은 “솔직히 한 번은 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대호 형이 잘 만들어 놓은 것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손아섭은 자신만의 스타일에 조성환 현 두산 베어스 코치의 모습을 벤치마킹하겠다는 생각이다. 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손아섭은 “역대 주장 중 나의 성격과 다른 스타일의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조성환 코치님이다. 부드럽고 어머니 같은 스타일이셨다”며 “내가 너그럽고 자상한 스타일은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모습을 조성환 코치님이 가지고 계셨다. 조성환 코치님이 보여준 리더십을 나의 스타일과 섞고 싶다. 강할 땐 강하게, 안아야 할 땐 안고 가면서 하겠다”고 말했다.
또 “실현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말보다 한 발 더 뛰면서 행동으로 보여주고, 앞장서겠다. 그라운드 위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그러면 선·후배들도 잘 따라와줄 것이라 생각한다. 예전 선배님들이 계셨을 때처럼 근성있고, 파이팅 있는 1980, 1990년대 롯데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손아섭은 “처음 주장을 하는데 (이)대호 형이 있을 때보다 팀 분위기나 플레이하는 모습이 나태해보인다는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도록 잘 다독거리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전임 주장 이대호와 양 감독은 처음 주장을 맡는 손아섭의 마음을 최대한 편하게 해주려는 모습이다.
손아섭은 “(이)대호 형이 많이 도와줄테니 부담을 가지지 말고, 최대한 소신대로 잘 이끌어가라는 이야기를 해줬다”며 “감독님과 두 번 정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똑같은 이야기를 하셨다. 소신껏, 편하게 하라는 것이었다. 또 중간에서 대화를 통해 잘 이끌어가자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 말했다.
‘도우미’가 돼 줬으면 하는 선수도 있다. 바로 전준우다.
손아섭은 “선배들과 많은 소통을 하지만, 도와줬으면 하는 선수를 굳이 한 명 꼽자면 (전)준우 형이다. 가장 편하게 소통하는 선배다. (이)대호 형, (손)승락 형, (채)태인 형은 나이 차이가 있고, 준우 형이 조금 더 편하다”며 “준우 형에게 하소연을 많이 할 것 같고 많이 도와줘야 할 것 같다”고 바랐다.
팀 성적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솔선수범’ 할 수 있는 성적을 거두겠다는 것이 손아섭의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한층 뜨거운 겨울을 보내겠다는 계획이다.
손아섭은 “내년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전 경기 출장이다. 전 경기를 뛰면 안타 수, 홈런, 타점 등의 개인 성적은 따라올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올해 겨울에는 여태 해온 것과 다른 방식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결과가 어떨지 모르지만, 결과를 떠나 새로운 방식으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내년에 준비를 많이 한 것에 대해 보상을 받고 싶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우리 팀은 올해 실패한 시즌을 보냈다. 내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야 한다. 그 찰나에 내가 주장이 됐다. 하지만 목표는 주장일 때나 아닐 때나 같았기 때문에 압박감은 없다”며 “프로에 들어와서 한 번도 한국시리즈에 서보지 못했다. 나름의 콤플렉스다. 한국시리즈에 서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별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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