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씨름의 형태가 갖춰진 것은 일제강점기 때인 1927년부터다. 당시 창설된 조선씨름협회에서 전국대회를 추진하면서 허리와 다리에 샅바를 매는 통일된 규칙을 도입했다. 이전까지 함경도, 평안도 일대에서는 다리에만 띠를 두르는 ‘바씨름’, 경기·충청지역은 허리에 띠를 매는 ‘띠씨름’, 경상·전라도 지역에서 유행한 샅바를 사용하지 않는 ‘민둥씨름’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광복 이후 70년 이상 분단이 지속되면서 남북의 씨름도 다른 모습으로 발전했다. 북한에서는 모래판이 아닌 원형 매트에서 경기를 진행하고, 상의를 벗는 한국과 달리 상의를 입고 경기한다. 일어선 자세에서 샅바를 잡고 경기를 시작하는 것도 북한 씨름의 특징이다.
씨름 용어도 조금씩 다르다. 잡치기를 북한에서는 접치기로, 밭다리걸기는 빗장걸이로 부른다. 매년 추석을 앞두고 북한에서는 ‘대황소상 전국민족씨름경기’라는 전국 대회를 연다. 올해 열린 15차 대회에서는 몸무게 94kg의 김정수 선수(28)가 우승했다. 이만기 인제대 교수는 “북한 씨름은 선수들의 몸무게가 100kg 이하로 비교적 가벼워 기술 씨름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일부 차이를 빼고 기술이나 샅바를 매고 겨루는 방식은 똑같다. 심승구 한국체육대학 교수(한국사)는 “대구 출신으로 1930년대 조선 씨름의 최강자였던 나윤출(1912∼?)이 6·25전쟁 중 월북한 후 북한 씨름을 체계적으로 정립하면서 남북한의 씨름이 큰 차이가 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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