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과 양의 적절한 배합을 통한 균형유지는 운영의 기본원칙 중 하나다. KBO리그 외국인 시장은 2019시즌부터 질의 저하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양의 증가를 통해서라도 외인 시장의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17시즌 종료 후, 지방 A팀 감독은 익명을 전제로 “타고투저의 완화를 위해서 공인구 규격이나 스트라이크존을 지적하는 여론이 많다. 그런데 외국인 선수 보유 확대에 대한 주장이 나오지 않아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A팀은 2017시즌 외국인 투수 농사 풍작을 거뒀지만 감독은 리그 전체 발전을 염두에 두고 이같이 말했다.
KBO리그는 2015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세 명까지 늘렸다. 동일 포지션으로 세 명을 몰아넣는 것은 불가능한 탓에 대부분의 팀들이 투수 2명, 타자 1명으로 엔트리를 채운다. 외국인 선수 조각은 한 해 농사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요소다. 당장 올해 영입됐던 에스밀 로저스(150만 달러), 앙헬 산체스(110만 달러)나 지난해 제프 맨쉽(180만 달러) 등이름값과 몸값 모두 상위권의 투수들이 KBO리그를 찾았다.
하지만 2019시즌부터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때 몸값 상한선(총액 100만 달러 이하)을 넘지 못한다. 구단들이 옵션 등으로 암암리에 찔러줬던 ‘뒷돈’에 대한 제재도 강해졌다. 100만 달러에 KBO리그를 밟을 수 있는 외국인 선수의 수준은 예년에 비해 몇 단계 낮아졌다.
질이 떨어진다면 양으로 보완해야 한다. 수도권 B팀 감독은 “팀마다 한 시즌에 평균 한 번 이상은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한다. 이때 드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구단 운영비의 상당 비중을 외국인이 차지한다”며 “출장은 세 명 정도를 유지하더라도 보유 한도는 5~6명으로 늘려야 한다. 무늬만 육성형이 아닌, 구단 차원에서 육성할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C팀 프런트 핵심 관계자 역시 “일본프로야구는 좋은 참고 모델이다. 일본은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없다. 다만 1군에 4명만 등록시킬 수 있다”며 “일본에서도 육성을 통해 1군급 자원으로 성장시킨 선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외인 보유 확대는 프리에이전트(FA) 몸값 거품과 기형적 타고투저 등 KBO리그가 당면한 현안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