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계속 투자를 해야 하고 좋은 선수들이 남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K리그의 발전을 기원하며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K리그와 이별을 앞둔 ‘봉동이장’ 최강희 전북 감독(59·사진)은 K리그1 감독상 수상 소감에서도 리그의 발전을 위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시상식에 참석한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를 언급하며 “김도훈 울산 감독이 어떻게 하면 투자를 많이 받을 수 있는지 물어서 권 총재님 사무실에 많이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내일부터 피곤하실 겁니다”라는 재치 섞인 말도 전했다. K리그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올 시즌을 끝으로 K리그 무대를 떠나는 최 감독이 3일 2년 연속이자 통산 6번째 감독상을 받았다.
내년부터 중국 톈진 취안젠 사령탑을 맡는 최 감독은 2005년 부임 이후 전북에서 올 시즌을 포함해 K리그 6회, ACL 2회, FA컵 1회 등 총 9차례 우승을 이끌었다.
투표 시스템의 변화로 수상의 기쁨과 아쉬움이 엇갈렸다. 종전 기자단 투표로 수상자를 정하던 K리그 대상은 올해부터 감독(30%), 선수(30%), 기자단(40%)의 투표를 실시했다. 최 감독은 감독들로부터 7표(전체 12표), 선수들로부터 4표(전체 12표), 기자단으로부터 44표(전체 122표)를 얻어 최종점수 41.93점을 기록했다. 동료 감독들의 많은 지지에 최 감독은 “잘생겨서? 경로 우대 아닌가. 내가 이적하니 앓던 이가 빠진 것 같아 그런 것 같다”라고 농담을 남기기도 했다.
경합이 예상됐던 ‘2위 돌풍’의 주역 김종부 경남 감독(36.76점)은 기자단 투표에서 가장 많은 74표를 받았지만 감독(2표), 선수 투표(3표)에서 밀렸다. 최 감독은 시상식에 앞서 “나는 떠나는 사람이다. (경남이) 2부에서 올라와서 준우승을 했고 돌풍을 넘어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김 감독의 감독상 수상을 기원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실제로 김 감독에게 표를 던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