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킹 능력은 포수의 가치를 매길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에 따라 볼 배합도 달라진다. 포크볼 등의 종변화구는 폭투의 위험이 큰데, 투수가 주자 3루 상황에서 종변화구를 마음껏 던질 수 있도록 돕는 것 또한 포수의 역할이다. “주자가 없더라도 어떻게든 뒤로 빠지는 공을 최소화하려 한다. 그래야 투수에게 그만큼 믿음을 줄 수 있다.” 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29)의 말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폭투와 포일(패스트볼) 모두 포수의 블로킹 능력과 맞닿아 있다. 포일도 폭투의 일부인데,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공을 포수가 놓쳤을 때 기록된다. 포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9이닝당 폭투와 포일’을 뜻하는 ‘Pass/9((폭투+포일)×9 ÷ 소화 이닝수)’은 포수의 안정감을 설명하는 지표인데, 이 수치가 낮으면 낮을수록 안방이 안정됐다는 의미다.
Pass/9은 2018시즌 주전 포수의 영입과 이탈에 따른 효과가 극명하게 엇갈렸음을 보여주는 지표라 의미가 크다. 2017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가 된 포수 강민호를 영입한 삼성 라이온즈의 2018시즌 Pass/9은 0.364(1285.1이닝 45폭투·7포일)에 불과했다. 폭투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었다. 강민호는 2018시즌 3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 가운데 Pass/9이 가장 좋았다. 857.2이닝 동안 31폭투, 4포일을 기록, 가장 좋은 0.367의 Pass/9을 마크했다. 389.1이닝 동안 13폭투, 3포일을 기록한 이지영의 Pass/9은 0.370(2위)이다. 2017시즌 0.618(1281.1이닝 74폭투·14포일)의 Pass/9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리그에서 0.3대의 Pass/9을 기록한 포수도 강민호, 이지영을 비롯해 360.2이닝 동안 14폭투, 1포일을 기록한 이성우(SK·0.374) 등 3명이 전부다.
부동의 주전포수였던 김태군이 떠난 NC 다이노스는 1264이닝 동안 92폭투, 19포일을 기록하며 0.790의 가장 나쁜 Pass/9을 마크했다. 200이닝 이상을 소화한 3명의 포수(정범모·윤수강·김형준) 가운데 Pass/9이 가장 좋았던 이는 0.566을 기록한 정범모(619.2이닝 33폭투, 6포일)였다. 김형준(1.025)과 윤수강(1.092)은 불안요소를 남겼다. 주자 3루시 폭투도 6개로 10개구단 중 가장 많았다. 2017시즌(4개)과 비교해 5배 가까이 많은 포일을 범한 것도 순위 추락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Pass/9도 지난해 0.680과 비교해 크게 나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