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106억, 이재원 69억에 SK 잔류
‘빅3’로 꼽힌 선수 2명의 몸값 총액이 175억원이다. 프로야구 FA 시장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SK 와이번스는 지난 5일 내부 FA 최정과 이재원의 계약 소식을 연이어 발표했다. 최정은 6년 최대 106억원(옵션 6억원), 이재원은 보장액만 69억원이다.
최정은 이례적으로 6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이 긴 것을 감안하더라도 100억원이 넘는 몸값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이재원도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에 옵션마저 없다.
이번 FA 시장 1호 계약자는 모창민이다. NC 다이노스는 모창민에게 3년 최대 20억원 계약서를 내밀었고 모창민이 이를 받아들였다. 옵션이 3억원 포함돼 있어 모창민에게 보장된 금액은 17억원뿐이다.
남은 선수들 중 대형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이는 양의지뿐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재원이 69억원에 계약한 마당에 국내 최고의 포수라는 평가를 받는 양의지의 몸값은 역대 포수 최고액(강민호 80억원)을 뛰어넘어 1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양의지와 최정, 이재원 세 명의 몸값을 합치면 300억원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은 모창민처럼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각 구단은 이번 스토브리그에 앞서 FA 계약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선수 몸값을 통제하지 못하면 자칫 공멸의 길을 걷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리그 전체에 퍼졌다.
그러나 최정, 이재원의 계약에서 나타나듯 대형 FA 선수들을 상대로는 이같은 의지가 제대로 발현되지 않고 있다. 이재원의 계약으로 기준점이 높아졌기 때문에 양의지 역시 대박을 칠 가능성이 커졌다.
반대로 중소형 FA 선수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박한 대우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30대 중반의 베테랑들의 경우 한파가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였던 일이다.
2015년 720억6000만원, 2016년 766억20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FA 계약 총액은 2017년 703억원, 2018년 631억원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총액만 낮아지고 있을뿐 대어급 선수들의 몸값은 여전히 높다.
2017년에는 최형우가 KIA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며 처음으로 몸값 100억원 시대를 열었고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롯데로 복귀하면서 역대 최고액 150억원에 계약했다. 차우찬도 삼성에서 LG로 팀을 옮겨 95억원 대박을 터뜨렸고, SK에 잔류한 김광현 역시 85억원에 사인했다.
2018년 역시 마찬가지. 김현수(LG)와 황재균(KT)이 미국에서 유턴하면서 각각 115억원, 88억원을 받게 됐다. 손아섭이 98억원, 강민호와 민병헌도 나란히 8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총액은 크게 줄었지만 몸값 거품 논란은 계속됐다.
결국 시장 원리가 작동하는 셈이다. 수요가 많으면 가격은 높아진다. 대어급 FA 선수들을 향한 수요는 언제든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 보상 규정에 발목이 잡혀 수요가 적은 중소형 FA 선수들의 몸값은 적정선을 찾아가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만 심해지고 있을 뿐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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