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마침내 유럽 100호골… 차범근 이후 두 번째 대기록
“축구해온 날보다 할 날이 많아… 더 많은 골로 한국 알리겠다”
英신문 “만화서 튀어나온 모습”
“최근 손흥민은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6일 한국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이 유럽 무대 100호 골을 터뜨린 뒤 축구 기자 폴 윌슨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평가했다. 올해 러시아 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참가 등으로 체력이 소진돼 한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11월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기간에 국가대표팀에 소집되지 않고 휴식을 취한 뒤 괴력을 발휘하고 있는 손흥민을 묘사한 것이다. 윌슨은 “남들과 다른 특별한 에너지로 움직이는 손흥민은 언제나 자신감에 차 있고 환상적인 골을 터뜨린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지난달 25일 첼시와의 안방경기(3-1 승)에서 50m 폭풍 드리블로 골을 터뜨리는 등 11월 A매치 이후 4경기에서 2골을 기록했다. 3일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는 적극적인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내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우샘프턴과의 경기에서 후반 10분 해리 케인의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시즌 4호 골을 터뜨렸다. 이 골로 그는 유럽 무대 통산 100골(1군 기준)을 기록했다. 잉글랜드 독일 등 유럽 빅리그 1군에서 활약한 한국 선수가 100골 고지에 오른 것은 차범근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65)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이날 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인 손흥민은 득점 감각을 완벽히 회복했음을 입증했다. 토트넘이 3-1로 이겼다.
동북고(서울)를 중퇴하고 2008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로 축구 유학을 떠난 손흥민은 18세 때인 2010년 10월 쾰른을 상대로 데뷔 골을 터뜨리면서 득점 행진을 시작했다. 독일과 잉글랜드 무대에서 100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함부르크(2010∼2013년)에서 20골, 레버쿠젠(2013∼2015년·이상 독일)에서 29골, 토트넘(2015년∼·잉글랜드)에서 51골을 넣었다. 2016∼2017시즌부터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손흥민이 득점력을 유지할 경우 이르면 다음 시즌에 차 전 감독이 세운 한국인 유럽 무대 통산 최다 골(121골)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5세인 1978년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차 전 감독은 독일 무대에서만 121골을 넣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손흥민은 군 제대 후 본격적인 유럽 생활을 시작한 차 전 감독보다 어린 나이에 유럽에서의 득점 레이스를 시작했다. 또 그는 올해 아시아경기 금메달로 병역 혜택까지 받았기 때문에 유럽에서의 안정적인 선수 생활로 다양한 득점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은 “경기 중에는 내가 유럽에서 100번째 골을 넣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경기 후 팀 동료 벤 데이비스가 알려줘서 기록을 세운 걸 알았다. 어린 나이에 운 좋게 유럽 무대에 데뷔해 한순간도 소홀히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영광스러운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00골 중 프로 데뷔 후 첫 골(2010년 10월 쾰른전)이 (득점 행진의) 시작을 알렸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앞으로 더 많은 기록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축구를 해온 날보다 앞으로 축구를 해야 할 날이 더 많이 남아있다. 많은 골을 넣어 대한민국을 유럽에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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