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원-세징야-에드가 연속골’ 2차전 3-0 승… 울산, 5-1로 제압
시민구단 통산 3번째 FA컵 챔피언…에이스 세징야, 5골로 득점왕
지난 2003년 창단한 최초의 시민구단 대구FC가 사상 처음으로 FA컵 정상에 섰다. 창단 때부터 홈 구장으로 사용했던 대구스타디움(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더더욱 뜻깊은 이정표가 됐다.
안드레 감독이 이끄는 대구FC가 8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울산현대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원정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던 대구는 합계 5-1로 최종 승자가 돼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대구는 내년부터 ‘포레스트 아레나(가칭)’를 새로운 홈구장으로 쓸 예정이다. 대구스타디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셈이다.
대구가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시작된 2차전이었다. 대구는 지난 5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2-1로 승리한 바 있다.
1차전에서 대구는 후반 4분 울산의 황일수에게 먼저 일격을 허용했으나 불과 1분 뒤 세징야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고 이후 팽팽한 경기를 이어가다 후반 43분 에드가의 역전 헤딩골로 귀중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 경기 전까지 최근 2년간 울산과의 맞대결에서 6전 전패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던 대구였기에 더더욱 값진 결과였다.
홈&어웨이 방식, 원정다득점이 적용되는 결승전 규칙상 대구가 상당히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대구는 안방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혹 0-1로 패해도 챔피언이 될 수 있었다. 따라서 무리하게 달려들 이유가 없었다. 반면 울산은 무조건 골이 필요했으니 공격적으로 나서야했다.
울산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으나 그렇다고 대구가 마냥 웅크렸던 것은 아니다. 대구는 무게중심을 뒤로 내리고 안정적으로 싸우다가 세징야와 에드가 두 외국인 공격수를 앞세워 날카로운 역습을 꾀하는 형태로 경기를 풀었다.
전반전이 0-0으로 끝나면서 울산은 더더욱 쫓기게 됐다. 이 자체만으로도 울산 입장에서는 크나큰 부담인데, 후반 초반 사실상 승부가 갈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후반 13분 대구가 선제골을 뽑아냈다. 김대원이 에드가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박스 안 왼쪽 사각에서 왼발슈팅, 김용대 골키퍼의 손을 피해 골망을 흔들었다. 2차전의 첫 골인 동시에 합계 3-1을 만드는 결정적인 득점이었다. 이 골과 함께 대구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
최소 2골은 넣어야 연장전으로 끌고 갈 수 있던 울산은 계속 공격에 신경을 썼으나 마음만 급해져 정교한 과정을 만들지 못했다. 반면 대구는 한결 더 여유로운 운영으로 자신들 뜻대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대구는 추가골까지 만들어냈다. 전반 30분 조현우 골키퍼가 길게 찬 킥이 에드가의 머리를 거쳐 세징야에게 향했고 세징야가 리차드의 마크를 뚫어내고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격차를 더 벌렸다. 울산으로는 맥이 빠질 추가실점이었다.
울산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나 대구 조현우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혀 좀처럼 만회골을 넣지 못했다. 신바람을 내던 대구는 종료 직전 에드가가 그야말로 축포와 같은 3번째 득점까지 성공시키며 3-0으로 2차전을 마무리했다.
대구는 이번 우승으로 2001년 대전 시티즌, 2014년 성남FC에 이어 FA컵 정상에 오른 역대 3번째 시도민 구단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FA컵 챔피언 자격으로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도 얻었다. 대구의 ACL 출전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K리그를 대표해 내년 ACL에 참가하게 될 팀은 전북현대와 경남FC, 울산현대(이상 정규리그 1~3위) 그리고 대구로 결정됐다. 시민구단 대구, 도민구단 경남 등 시도민구단이 2개팀 동시에 아시아 무대에 참가하는 것도 전례가 없었다.
FA컵 득점왕의 영예는 대구의 에이스 세징야에게 돌아갔다. 결승 1, 2차전에서 모두 1골씩 터뜨린 세징야는 총 5골로 대회 최다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세징야는 정규리그에서는 11개의 어시스트로 도움왕에 오른 바 있어 그야말로 겹경사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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