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파이널 동메달…남자 최초·김연아 이후 9년만
차준환(17·휘문고)이 한국 피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차준환은 8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18-2019 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1.58점에 구성점수(PCS) 83.84점을 합쳐 174.42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 점수 89.07점을 더해 총점 263.49점을 받은 차준환은 네이선 첸(미국·총점 282.42점)과 우노 쇼마(일본·275.10점)에 이어 3위를 기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지난 9월 어텀 클래식에서 기록한 프리 최고점 169.22점, 총점 259.78점을 모두 경신하며 개인 최고점까지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랑프리파이널은 6개의 그랑프리 시리즈 성적을 종합해 상위 6명만 초청받아 출전할 수 있는 시즌 ‘왕중왕전’이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메달이 나온 것은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처음이다. 차준환 이전까지는 파이널에 진출한 남자 선수조차 없었다.
남녀를 통틀어서도 2009년 ‘피겨퀸’ 김연아 이후 9년 만에 나온 값진 메달이다. 김연아는 현역 시절 그랑프리 파이널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그동안 여자 피겨는 김연아라는 독보적인 스타를 앞세워 열풍을 일으켰으나 남자 피겨는 국제무대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러나 만 17세, 시니어 무대 데뷔 2년차인 차준환이 그 벽을 부수고 남자 피겨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어린 시절부터 일찌감치 재능을 드러내던 차준환이 잠재력을 폭발시킨 것은 2015-2016시즌부터였다.
2015년 10월 캐나다에서 열린 오텀 클래식 인터내셔널에서 남자 싱글 주니어부 우승을 차지했고 이어 12월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랭킹 대회 남자 싱글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2016년 ISU 주니어 그랑프리 3차와 7차 대회를 석권했고 그해 그랑프리 파이널에선 3위를 기록,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남녀 통틀어 김연아 이후 11년 만에 메달을 따냈다.
차준환은 지난해 첫 시니어 데뷔 시즌을 맞았지만 발목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림픽 선발전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출전권을 획득,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전체 15위라는 역대 한국 남자 싱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올림픽의 기세를 이어 받아 올해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2차, 3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고 결국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최초로 진출한 파이널에서 메달까지 손에 넣었다.
매년 성장하며 한국 피겨 역사에 굵직한 자취를 남긴 차준환이 다음 시즌 얼마나 더 성장할지 주목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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