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한 롯데의 겨울, 키워드는 ‘더딤’ 대신 ‘신중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2월 10일 16시 06분


롯데 브룩스 레일리. 스포츠동아DB
롯데 브룩스 레일리. 스포츠동아DB
얼어붙은 듯 활발하다. 올 겨울 스토브리그 이야기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은 잠잠한 반면 외국인 선수 조각과 트레이드 소식은 연일 들려온다. 롯데 자이언츠는 쏟아지는 소식의 소용돌이에서 한 발 비껴서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신중함이 담긴 행보다.

10개 구단 중 단 한 명의 외국인 선수와도 계약하지 못한 팀은 롯데와 두산 베어스뿐이다. 롯데는 2015년부터 4년간 활약한 브룩스 레일리와 재계약 협상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나머지 두 자리를 채우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전망이다. 리스트에 포함됐던 선수들과 접촉했지만 메이저리그 콜업이 결정되며 무산됐다.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마무리되는 14일(한국시간)이 지나고서야 윤곽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지난 2년간 확실한 ‘외인 에이스’ 부재로 골머리를 앓았던 터라 서둘러 계약을 마무리하는 대신 신중함을 택하는 것이다.

FA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는 외부 FA 시장에서 탐낼 만한 ‘최대어’ 양의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대신 내부 FA 노경은 잔류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토종 선발진 구축이 쉽지 않은 사정상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였던 노경은 잔류는 내년 구상의 키워드 중 하나다. 양상문 감독도 “좋은 투수는 포수 성장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직 가시적인 결과는 없지만 롯데발 트레이드의 문도 열려있다. 롯데 관계자는 “지금 당장 진행 중인 사안은 없다. 그러나 카드가 맞는다면 언제든 트레이드 가능성은 있다”며 “ 더 나은 전력을 만드는 것은 구단이 당연히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구단들은 트레이드의 문호를 개방한 채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의 내부 분위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서두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최근의 롯데가 증명했다.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보이는 롯데이지만 물밑에서는 치열하게 발을 젓고 있다. 신중함의 성패는 뚜껑을 열고서야 알 수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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