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석은 11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CMS와 함께하는 2018 동아스포츠대상’에서 남자프로배구 부문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했다. 팀 선배 한선수, 현대캐피탈 신영석 등 내로라하는 남자배구의 별들을 제치고 당당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동료들이 직접 선정해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데다 프로 경력 6시즌 만에 시상식에서 개인상을 받는 것이 처음이었다.
‘선행’으로 뜻 깊은 날을 자축했다. 정지석은 트로피와 함께 수여된 상금 1000만원을 기부하는 것으로 일찌감치 마음을 정해뒀다. V리그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해 받은 100만원도 보탤 계획이다. 그는 “동료들이 ‘잘했다’는 뜻으로 뽑아주셨으니 어떤 상보다도 의미가 크다”며 “수상 소식을 듣자마자 구단과 감독님께 ‘상금을 받으면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구단에 알맞은 곳을 찾아달라고 부탁을 드렸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정지석은 2018~2019시즌을 마치면 처음으로 FA(자유계약) 자격을 얻는다. 출중한 공격력에 수비력까지 두루 겸비한 정지석은 2019년 열릴 F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강서브를 추구하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리시브의 중요성도 날로 커져간다. 기본기를 갖춘 정지석의 가치가 높아지는 이유다. “정지석은 무조건 잡는다”는 원소속구단 대한항공도 정지석에게 얼마나 많은 금액을 안겨줘야 할지 고민에 빠져있을 만큼 V리그 내 막강한 존재감을 갖고 있다.
프로무대에서의 5년을 착실히 보낸 덕분이다. 입단 첫 해에는 속을 게워내며 고강도 훈련에 임했을 정도로 험난한 시간도 많았다. 정지석은 “데뷔 첫 해에는 프로선수라는 실감도 나지 않았고, 아무것도 보여준 것이 없었다”고 회상하며 “프로팀에 일찍 들어온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고교리그의 서브와 아가메즈의 서브는 차원이 다르다. 처음엔 어려워도 받아보면 차츰 눈에 익는다. 몇 년이라도 그 서브를 받아보는 것이 확실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성인대표팀을 오가며 보고, 듣고, 온 몸으로 느낀 모든 경험들 역시 성장의 발판이 됐다.
“한선수, 문성민 등 V리그의 주축인 형들과 함께 남자배구를 이끌어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게 정지석의 포부다. 거듭되는 정지석의 ‘진화’는 무서울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