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의 오른쪽 풀백 이용(32)이 생애 처음으로 동아스포츠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용은 11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진행된 ‘CMS와 함께하는 2018 동아스포츠대상’에서 올 시즌을 빛낸 최고의 프로축구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상금 1000만원.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이 시상식에서 이용이 수상자가 된 건 처음이다. 동아스포츠대상의 의미가 큰 것은 타 팀 동료가 직접 투표방식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점인데, 이용은 142점을 획득해 75점을 얻은 이동국(39·전북)을 따돌렸다.
이용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개최될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정상을 목표로 이날 울산에서 동계강화훈련에 돌입한 축구국가대표팀에 합류 예정이었으나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은 제자의 시상식 참석을 흔쾌히 허락했다. 다른 동료들처럼 오후 3시가 아닌, 오후 6시로 합류시간을 연기해줬다.
수상 직후 “K리그를 계속 성원하고 응원해 달라”는 짧지만 굵은 메시지를 남긴 이용은 “동아스포츠대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 뜻 깊은 상을 받게 해준 K리그의 모든 동료들, 백승권 단장님을 비롯한 구단 식구들에게 항상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면서 “상금은 올 한해 선수단을 위해 고생해주신 구단 직원들과 클럽하우스에서 묵묵히 뒷바라지 해주신 이모님·아버님들을 위해 쓰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용의 수상은 지극히 당연했다. 득점과 같은 가장 빛나는 순간에는 조연에 그쳐야 하는 포지션이지만 퍼포먼스는 대단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32경기, 9개 도움으로 전북의 통산 6번째 K리그 정상 등극에 큰 힘을 보탰다.
대표팀과 클럽을 오간 살인일정 속에서 이용은 항상 제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스포츠탈장으로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는 바람에 8경기 출전에 그친 아쉬움을 확실히 풀어냈다. 이는 이용이 가장 의미를 두는 대목이다. “은퇴를 진지하게 고민했다”는 것이 그의 회상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2005년 여름부터 이어진 전북과의 14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내년부터 톈진 취안젠(중국) 지휘봉을 잡게 된 최강희(59) 감독이 이용의 부활을 가장 기뻐했다. 측면 수비수와 사이드 백을 열심히 오간 그를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최 감독은 몸이 부서져라 뛰는 제자가 안쓰러워 “힘들면 언제든 쉬고 싶다고 하라”고 말렸으나 이용은 스승의 말을 듣지 않았다. 경남FC의 브라질 공격수 말컹(24)에 밀려 K리그1 MVP(최우수선수상)를 품에 안지 못했으나 최 감독은 과감히 이용을 MVP 후보로 꼽고, 틈날 때마다 홍보하며 많은 정성을 들였다.
그러나 이용의 길고 긴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열흘 일정의 강화훈련으로 아시안컵 본선 출전 여부가 가려진다. 다만 벤투 감독의 신뢰는 대단하다. 2014년 브라질, 올해 러시아까지 2회 연속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은 이용의 경험은 세대교체가 시작된 대표팀에서도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2022카타르월드컵은 많이 남았지만 당분간의 입지는 굳건하다. 이용도 “아시안컵에서 실력을 발휘할 기회는 없었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