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최형우의 계약을 비롯해 FA 몸값이 절정에 이른 시기였다. 이대호가 롯데에 복귀하며 150억원을 받았고 차우찬(LG 트윈스·4년 95억원), 김광현(SK·4년 85억원)도 대박을 터뜨렸다.
양의지의 이적과 함께 80억원 이상 계약자는 16명으로 늘었다. ‘80억 시대’는 2015년 FA 시장에서 열렸다. 해외 유턴파 윤석민(KIA·4년 90억원)을 비롯해 최정(SK·4년 86억원), 장원준(두산 베어스·4년 84억원), 윤성환(삼성·4년 80억원) 등 무려 4명이 80억원을 돌파했다.
그해 장원준이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자 고액 FA에 대한 믿음과 수요는 높아졌다. 2016년 FA 시장에서도 박석민(NC·4년 96억원), 김태균, 정우람(이상 한화·84억원) 등이 몸값을 8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NC가 박석민을 품고도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지만 이듬해 KIA가 최형우를 영입해 통합우승에 성공하면서 장원준 사례와 함께 ‘FA 대어는 잡아야 한다’는 인식이 리그 전체에 퍼졌다. 이대호와 김현수도 팀을 우승시키지는 못했지만 제 몫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FA 시장을 앞두고 10개 구단은 선수들의 몸값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며 FA 몸값 상한제 도입을 추진했다. 상한액은 80억원이었다. KBO 관계자는 “이대로는 프로야구가 공멸의 길을 걷게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협의 반대로 상한제 도입은 무산됐고, 대형 FA 계약은 이번에도 등장했다.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는 시장 원리는 인위적으로 막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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