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의 10년 숙원이었던 스즈키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해 10월 부임할 때부터 심상치 않았던 ‘박항서 매직’이 제대로 폭발했다.
베트남은 1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18 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원정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던 베트남은 결승전 종합 1승1무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베트남이 스즈키컵 정상에 오른 것은 사상 두 번째로 지난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았다. 박항서 감독을 바라보던 베트남 축구계의 첫 인상은 썩 좋지 않았다. 화려함과 거리가 멀고 당시 58세로 나이가 적지도 않은 박항서 감독의 선임에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그러나 박항서 감독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면서 선수들과 유대감을 키웠다. ‘파파 리더십’으로 불릴 정도로 선수들을 먼저 생각했다. 여기에 수비를 우선시하면서 빠른 공격 패턴으로 역습을 도모하는 전술로 베트남을 강하게 만들었다.
그 출발은 지난해 12월이었다. 베트남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동시에 맡게 된 박항서 감독은 지난해 12월 태국에서 열린 태국과의 M150 CUP U-23 국제 토너먼트 3·4위 결정전에서 10년 만에 태국을 꺾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어 지난해 1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사상 처음으로 호주를 꺾으면서 주가는 더욱 높아졌다. 호주를 꺾으면서 기세가 오른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결승까지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비록 우즈베키스탄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지만 연장전까지 끌고 간 경기력과 정신력은 박수받기 마땅했다.
박항서 감독의 매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여름에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은 조별리그에서 강호 일본을 꺾는 돌풍을 일으켰고 준결승까지 올랐다. 베트남 역사상 처음이다. 베트남은 한국과의 준결승전, 아랍에미리트(UAE)에 패배하면서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U-23 대표팀에서 연속으로 성공을 거둔 박항서 감독은 A대표팀을 이끌고 스즈키컵에 참가, 제대로 일을 냈다. 스즈키컵은 동남아 축구에서 가장 큰 대회로 베트남의 시선은 애초부터 이 대회를 향해 있었다.
베트남은 순항했다. 조별예선 4경기 동안 단 1골도 내주지 않는 수비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 3승 1무로 무패를 기록하면서 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준결승에서 필리핀, 결승에서 말레이시아를 꺾고 1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성공적으로 2018년을 보낸 베트남은 이제 내년 1월 UAE에서 열리는 2019 AFC 아시안컵 준비에 들어간다. 베트남은 아시안컵에서 이란, 이라크, 예멘과 한 조에 편성됐다.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의 새로운 도전이 다시 시작될 2019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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