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이정훈 스카우트팀장은 2019시즌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3번)에서 지명한 유장혁(18)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공격과 수비, 주루 능력을 고루 갖춘 데다 성실함까지 겸비한 젊은 피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다. 실제로 드래프트 당시 복수의 구단이 상위 순번에서 유장혁의 지명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 팀장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결정을 내렸다.
유장혁은 186㎝·86㎏의 건장한 체격과 수려한 외모로 일찍부터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스타성도 충분하다. 한화 구단관계자도 “가까이서 보니 정말 미남”이라고 감탄했다. 기량만 뒷받침되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유장혁은 한화 구단의 가을 점퍼를 입고 있었다. 잘 어울렸다. 그의 야구 철학이 궁금해 다양한 질문을 던졌고, 시원시원한 답변이 돌아왔다. 어색함도 조금씩 사라졌다.
● “이름 안 불릴까 조마조마”
유장혁은 신인 2차드래프트 현장에 없었다. 대신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비록 현장에 가지 못했지만, 일본에서 인터넷을 통해 드래프트 결과를 지켜봤단다. “솔직히 ‘내 이름이 불리지 않으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으로 조마조마하며 (드래프트 중계를) 보고 있었는데,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정말 기뻤다. 한화는 올해 좋은 성적을 낸 팀이고, 밖에서 봤을 때 항상 힘차고 밝다는 느낌을 받았다. 고교 1년 선배인 (박)주홍이 형도 있다. 주홍이 형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1년 전에 같이 야구했던 선배인데, 이렇게 만나 신기하다.”
● 타자를 선택한 배경은
광주서림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야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투수도 병행했다. 그러나 동성중학교 3학년 때 타자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이유가 특별했다. “내야, 외야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뛰고 싶었다.” 이제는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타자 기대주로 거듭났다. 빠른 발을 앞세운 넓은 수비범위도 유장혁의 강점이다. “요즘은 모교(광주일고)에서 꾸준히 운동하고 있다. 체력을 보완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도 꾸준히 해야 한다. 과거에는 타격이 잘 되지 않을 때 무조건 공을 갖다 맞히려고만 했는데, 그 습관에서 벗어나고자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송구 정확도도 끌어올려야 한다.” 목소리에 점점 힘이 실렸다. ● “영구결번이 꿈”
“본인만의 무기를 하나 꼽아 달라”고 했다. 유장혁은 “빠른 발과 투지”라고 답했다. 이는 어떤 상황에도 최선을 다하자는 그의 좌우명과도 맞닿아 있다. “상황에 관계없이 열심히 뛰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고교 시절부터 늘 그래왔다. 타격을 하고 항상 1루로 전력 질주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 기대하시는 만큼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망을 덧붙였다. “야구 인생에서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잠시 고민하더니 “한화 이글스의 영구결번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선 매 순간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