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국축구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다. 파란만장(波瀾萬丈). 바닥 모를 아찔한 추락도 했고, 또 반전을 거듭하며 더 없이 행복한 시간도 보냈다.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는 불안감이 컸다. 대표팀의 경기력이 문제였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스웨덴(0-1 패)과 멕시코(1-2 패)에 연패했다. 팬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렇게 죽으란 법은 없었다. 이변이 일어났다. 마지막 경기 독일전에서 2-0으로 이기며 반전에 성공했다. 그 기적이 변곡점이었다. 승리의 기운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우승으로 이어졌다. 새롭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파울루 벤투 감독도 6차례 평가전에서 무패(3승3무)로 순항했다. 그렇게 한국축구의 마무리는 행복했다.
이제 수확의 시간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8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2018 KFA 어워즈’를 개최한다. 올 한해를 정리하는 자리다. 한국축구를 빛낸 축구인들을 위해 다양한 상을 마련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올해의 선수’의 주인공이다. 이 상은 기자단 투표(50%)와 7명의 축구협회 수상자추천위원회(50%)의 투표를 합산해 결정된다.
태극전사 모두가 후보지만, 그 중에서도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과 황의조(26·감바 오사카)의 수상 가능성이 높다. 둘은 동갑내기 친구이자 올 한해 한국축구를 이끈 쌍두마차였다.
손흥민은 최근 몇 년간 한국축구의 에이스로 군림했다. 올해의 선수에도 이미 3차례(2013, 2014, 2017년)나 선정됐다. 올해도 기록은 화려하다. 러시아월드컵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었고, 특히 독일전에서 50여m를 폭풍질주하며 터뜨린 추가골은 압권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주장으로 나서 후배들을 독려하며 정상 등극에 큰 힘을 보탰다.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혹사논란’을 일으킬 만큼 힘든 시즌을 보내면서도 한국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로 유럽무대 통산 100호골을 작성하는 등 변함없는 기량을 보여줬다.
황의조는 요즘 ‘갓의조’로 불린다. 올해 활약이 눈부셔서 붙은 애칭이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인맥논란’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이런 위기를 실력으로 극복했다. 매 경기 승부처에서 골을 터뜨리면서 승리를 이끌었고, 총 9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다. 이런 활약 덕분에 승선한 벤투호에서도 해결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한국축구의 대표적인 스트라이커 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이동국-박주영을 잇는 후계자로 평가받을 만큼 의미 있는 한해를 보냈다. 소속팀 감바 오사카에서도 27경기·16골을 기록해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