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수비로 주전 꿰찬 김혜성
어깨 강하고 발도 빨라 31도루… 신인왕 득표, 강백호 이어 2위
서건창 회복하면 경쟁 치열할듯
내년 시즌 프로야구 넥센 2루는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어느 포지션보다 주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2014, 2016년 2루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원래 주인’ 서건창(29)과 그가 부상으로 주춤한 사이 올 시즌 주전 2루수를 꿰찬 ‘새 주인’ 김혜성(19·사진)이 일전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시즌 200안타’ 기록(2014년 201개)을 세웠던 서건창은 올해도 37경기에서 타율 0.340을 기록했을 정도로 정교한 방망이가 강점이다. 올 시즌 31차례 베이스를 훔쳤을 만큼(도루 3위) 빠른 발을 자랑하는 김혜성은 넓고 안정적인 수비 범위, 3루 수비도 가능할 만큼 강한 어깨를 지녔다. 김혜성은 “(서건창과) 감히 비교할 수 없다. 열심히 다음 시즌을 준비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달 초부터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간 김혜성은 5일 왼쪽 손목 관절경 수술을 받은 뒤 매일 쉬지 않고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하체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있다. 그의 손목엔 수술 당시 생긴 구멍 두 개를 덮은 밴드 두 개가 아직 붙어 있다.
“5월부터 통증이 시작됐는데 참고 뛰었어요. 100%를 다 보여 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었죠. 수술하길 잘했어요. 다음 시즌이 벌써 기다려져요.”
‘100%’가 아니었어도 2018시즌 김혜성의 활약은 대단했다. 올 시즌 종아리 부상으로 100경기 넘게 결장한 서건창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로 2루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였다. 타석에서의 정교함(타율 0.270)이 2% 아쉬웠지만 1루를 밟으면 빠른 발을 앞세워 상대 투수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혜성처럼 등장한 그의 활약 덕에 넥센도 두산 못지않은 화수분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시즌 전만 해도 투타에서 양창섭(삼성), 강백호(KT)라는 걸출한 신인의 등장에 신인왕 후보에 이름조차 없었지만 시즌 후 강백호에 이어 신인왕 투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래도 김혜성은 덤덤히 “수비에서 실수도 줄이고 지금 잘하는 걸 내년엔 더 잘하겠다”고만 답했다.
겸손하고 차분하기만 했던 김혜성에게 ‘롤 모델’을 물었다. 처음으로 눈빛을 반짝이기에 은퇴한 전설의 이름이라도 나올 줄 알았으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하성이 형요. 젊은 나이(23세)에 성공했잖아요(웃음).”
다시 자세를 고쳐 잡은 김혜성은 “김하성, 이정후(20) 등 한솥밥을 먹는 젊은 동료들이 골든글러브를 받아 많은 동기부여를 받았다. 나도 내 자리에서 최고가 되겠다”고 말했다. ‘내 자리’(2루)라고 말하는 김혜성의 목소리가 유난히 힘차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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