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베를린전 시즌 2호골
월드컵 이후 무릎 등 잇단 부상으로 대표팀 활약 기회 번번이 놓쳤지만
아시안컵 최종멤버 가능성 높여
‘또다시 혼자가 됐다. 삶에 멈춤은 없다. 돌아 가보자, 다시.’
11월 18일. 한국축구대표팀의 호주 방문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해 소속팀으로 복귀하게 된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은 인스타그램에 이런 글을 남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에 발탁될 때마다 부상 악재를 만났던 구자철이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대표팀 은퇴를 시사했던 그이지만 벤투 감독은 “구자철은 대표팀에서 영향력이 큰 선수다”며 구자철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부상이 끊이지 않았던 구자철은 좀처럼 대표팀에서 실전을 소화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벤투호’ 1기(9월)에는 무릎 부상 여파로 소집되지 못했다. 2기(10월)에는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급성 신우신염(신장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고열 등이 특징적인 증세)으로 합류가 불발됐다. 3기(11월)의 호주 방문 경기에 마침내 합류했지만 경기 중 부상(요추 및 고관절 염좌)으로 중도 이탈하게 됐다.
그런 구자철에게 19일 헤르타 베를린과의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는 내년 1월 아시안컵 무대를 밟기 위한 마지막 기회와도 같았다. 20일 벤투 감독의 아시안컵 최종 명단 발표를 하루 앞두고 열린 경기였기 때문. 대표팀 관계자는 “벤투 감독은 구자철 등 해외파의 경기 영상을 모두 확인하며 몸 상태와 경기력을 체크한다”고 말했다.
베를린전에 선발 출전한 구자철은 득점포를 가동하며 아시안컵 대표팀 승선 가능성을 밝혔다. 구자철은 전반 39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 골로 아우크스부르크는 2-2 무승부를 거뒀다. 9월 22일 브레멘전 득점 이후 약 3개월 만에 나온 구자철의 시즌 2호골. 또한 구자철은 이날 팀 내 최다인 11.81km를 뛰면서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였다.
구자철은 공격·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대표팀은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남태희(알두하일SC)가 십자인대 파열로 아시안컵 출전이 좌절된 상태.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구자철은 남태희의 포지션에서도 뛸 수 있다. 남태희가 돌파에 강점이 있다면, 구자철은 연계 플레이와 슈팅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5골로 득점왕에 올랐지만,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팔꿈치 인대를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아시안컵에서 최고와 최악의 순간을 모두 맛본 구자철이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무대에 나서 행복한 결말을 맺을 수 있을까. 벤투 감독은 20일 유럽파를 제외하고 진행된 울산 동계훈련의 마지막 연습 경기를 마친 뒤 최종 명단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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