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스토브리그 최대어 양의지는 4년 125억 원이라는 역대 두 번째 규모의 계약을 이끌었다. 전력의 핵심을 잃은 두산도 군 문제를 해결한 젊은 투수를 보상선수로 지명하며 미래를 기약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아직 볼거리는 남아 있다. LG, 롯데 등 여러 팀이 한 방을 갖춘 ‘3루수’ 보강을 과제로 떠안은 가운데 이들의 구미를 자극할 준척급 3루수들이 아직 FA 시장에 남아 있기 때문. 넥센, 한화의 가을야구를 이끈 김민성(30), 송광민(35)의 행선지는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다.
원소속팀이나 이들을 노려볼 만한 팀에 이들 모두 2% 아쉬운 부분은 있다. 송광민의 경우 삼십대 중반을 넘어가는 나이와 잦은 부상이 걸림돌이다. 올 시즌 옆구리 부상에 시달린 송광민은 부상으로 한용덕 감독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지난 시즌까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보는 이들을 기대하게 했던 김민성도 정작 FA 자격 획득을 앞둔 올 시즌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군 등록일수가 하루 모자라 FA 자격 획득이 1년 늦춰진 게 의욕 저하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아쉬운 모습에 3루 보강이 필요한 팀에서도 선뜻 입질하기를 꺼리고 있다.
차명석 LG 단장의 발언은 이들의 행선지를 더욱 오리무중에 빠뜨렸다. 시즌 후 새로 부임한 차 단장은 3루수 보강 방편으로 “외부 FA 영입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지만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여지를 뒀다. 둘 중 하나가 원소속팀과 FA 계약을 맺은 뒤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두 선수의 원소속구단도 “선수 계약을 두고 무리하지도 서두르지도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선수를 둘러싼 대립 구도가 형성됐다.
과거 FA 시장에서 이성열(한화), 채태인(롯데) 등이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며 선수생활을 이어간 사례는 있다. 하지만 당시 소속팀에서 전력 외로 분류돼 선수생명의 위기를 맞은 선수들의 ‘길 터주기식’ 선수교환이라 계약 후 과정은 수월하게 풀렸다. 반면 이번 사인 앤드 트레이드의 경우 두 선수의 원소속팀도 3루 전력 약화가 불가피해 길 터주기보다 전력 보강 카드로 선수들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톱스타는 빠졌지만 구단 간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내용 자체가 흥미로운 드라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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