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의 아시안컵 최종명단이 확정됐다. 목표는 우승이다. 벤투 감독은 선수들과 팀을 믿는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한국만이 우승후보는 아니다”라는 말로 마냥 낙관할 상황은 아니라는 냉정한 견해도 덧붙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20일 오후 울산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막하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나설 23명을 발표했다.
손흥민(토트넘), 기성용(뉴캐슬), 정우영(알 사드), 황의조(감바 오카사) 등 주축 멤버들이 예상대로 승선했다. 올 시즌 소속팀을 보훔으로 옮기고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이청용이 러시아 월드컵 탈락의 아쉬움을 씻고 합류했으며 부상에서 돌아와 울산 전지훈련을 통해 처음 벤투 감독의 지도를 받은 측면수비수 김진수(전북)도 UAE 티켓을 받았다. 구자철과 지동원 아우쿠스부르크 콤비도 함께 한다.
벤투 감독은 “지금까지 대회 준비는 착실하게 잘 해왔다. 생각지 못한 부상자들이 발생하기는 했으나 열심히 대비했다”고 말한 뒤 “많은 사람들이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충분히 그럴 자격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한국만이 이번 대회의 우승후보는 아니다”라는 말로 경계심을 드러냈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
-부상에서 막 돌아온 김진수를 발탁했다. ▶선수를 선발할 때 전술적인 측면을 고려했고, 동시에 개개인의 특징을 살폈다. 일단 홍철을 왼쪽 수비수 1번 옵션으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와 처음부터 함께 했고 지금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다음으로 김진수를 택했다. 부상으로 장기간 고생하다 얼마 전에 돌아왔으나 그의 수비적인 면을 높이 샀다. 홍철과는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발탁했다.
-구자철과 지동원도 함께 한다 ▶구자철은 지난 11월에 처음 소집했다가 45분밖에 뛰지 못했으나 익히 알고 있는 선수다. 팀에 분명 도움을 줄 선수다. 지동원은 첫 소집(9월) 때 함께 했고 그때 2번의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후 부상 때문에 합류하지 못했으나 우리의 경기 스타일에 잘 적응된 선수다. 황의조와는 다른 유형의 공격수라는 것도 고려했다.
-젊은 피인 이진현과 김준형이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두 선수 모두 현재 몸 상태가 좋다. 특히 김준형 같은 경우는 이번 훈련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UAE에 함께 갈 예정이다.
-오늘 부상을 당한 주세종이 제외된다면 ▶이진현이 발탁될 것이다.
-기성용은 예정된 날짜에 합류하나. ▶기성용은 12월26일, 다른 해외파와 동일한 날짜에 합류한다. 손흥민의 경우는 내가 부임하기 전에 이미 결정된 케이스다. 손흥민을 제외한 모든 선수는 12월26일에 전부 합류한다.
-문선민과 석현준이 제외된 이유는 ▶석현준은 지동원을 발탁한 이유로 어느 정도 설명일 될 것 같다. 문선민은 윙어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의 조건에서 조금 밀렸다. 멀티 자질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봤다. 윙이면서 포워드로 뛸 수 있는지, 윙이면서 공격형MF 자질을 갖췄는지 살폈다. 또 좁은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들, 압박을 풀어나가는 능력을 지켜봤는데, 문선민은 공간이 있을 때 더 좋았다.
-대회 전망은 ▶준비과정은 잘 됐다. 일부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약간 차질을 빚었지만 최대한 노력해서 잘 시작할 것이다. 상대 팀들에 대한 분석도 들어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다. 이 부분에 집중할 것이다.
-우승에 대한 팬들의 열망이 크다 ▶외부에서 우승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난 6번의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 보여줬기에 이런 전망이 나오는 것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은 능력이 있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국만이 유일한 우승후보는 아니다. 다른 국가들도 준비를 잘 했을 것이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 생각하진 않는다.
-15명이 이미 시즌을 끝낸 아시아파다 ▶지난여름 월드컵은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시즌이 끝났을 때다. 이번은 반대가 됐을 뿐이다. 어떤 상황인지는 잘 인지하고 있다.
-남태희의 공백은 아쉽다 ▶남태희의 부상은 정말 안타깝다. 줄곧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우리의 스타일을 잘 구현한 선수다. 훈련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 등을 통해서 대안을 찾을 예정이다. 어떤 전술이나 포메이션을 사용하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선수단 분위기는 어떻게 끌어갈 것인가
▶최대한의 자유를 줘서 최대한의 책임감을 갖게 하는 것이 나의 방침이다. 감독이 경찰은 아니다. 최대한 자율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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