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33)는 주전 외야수들 중 유일하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원 소속구단 한화 이글스는 냉정한 평가를 하고 있다.
FA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첫 계약자 모창민(NC·3년 20억원)과 ‘빅3’ 양의지(NC·4년 125억원), 최정(SK·6년 106억원), 이재원(SK·4년 69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FA 11명의 계약은 감감무소식이다.
남은 11명 중 외야수로 분류된 선수는 이용규, 최진행, 박용택 등 3명이다. 그러나 박용택은 지명타자 요원이고 최진행은 올 시즌 백업 역할에 그쳤다. 주전 외야수는 이용규가 유일하다.
이용규는 이번 FA 시장에서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는 선수로 꼽혔다. 그러나 아직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어느새 30대 중반이 된 나이가 이적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가운데 원 소속구단 한화도 이용규와 이견이 큰 상태다.
이용규의 타구단 이적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FA 규정의 가장 큰 문제점인 보상 때문이다. 내년이면 이용규는 한국 나이로 35살이 된다. 보상선수로 유망주를 빼앗길 수 있기 때문에 타구단에서 이용규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렵다.
한화 역시 이같은 관점에서 이용규와 협상하고 있다. 기간과 금액 모두 이용규를 만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히 협상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이용규는 올 시즌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3 1홈런 36타점 82득점 30도루를 기록했다. 한화가 11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보탬이 된 성적이다.
득점과 도루 기록에서 나타나듯 테이블세터로서 이용규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중견수 수비 역시 리그 정상급이다. 한화 내에서도 이용규를 밀어내고 주전 중견수 자리를 차지할 선수가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리그 전체적으로 외야수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은 것이 이용규에게는 악재다. 한화보다 외야가 약한 팀을 찾기 어렵다. 반대로 한화는 이용규가 빠진다면 전력에 타격을 입게 되지만 시장 상황이 한화에게 유리하게 펼쳐져 있다.
이용규는 지난해 FA 자격을 얻었으나 “내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납득할 수 없다”며 FA 신청을 1년 뒤로 미뤘다. 연봉도 9억원에서 4억원으로 무려 5억원이 삭감됐다.
지난해 부상으로 53경기 출전에 그쳤던 이용규는 FA 신청도 미뤄가며 절치부심, 올 시즌 팀에 보탬이 되는 활약을 펼쳤다. 이번에는 당당히 FA 권리를 행사했지만 꽁꽁 얼어붙은 시장이 이용규를 도와주지 않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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