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 고졸신인 태풍이 분지는 꽤 오랜 세월이 지났다. 만 20세가 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이 프로 1~2년차 때부터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가 최근 들어 유독 많아졌다.
1차 지명 혹은 2차 지명 상위 라운드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각 구단의 ‘미래’이면서 ‘현재’로도 활약하는 중이다. 실제 그 비율은 해가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8 신인왕에 오른 KT 위즈 강백호(19)는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138경기에서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 108득점이라는 눈부신 성적을 남겼다. 2017 신인왕 수상자인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20)는 1차 지명으로 팀에 합류했다. 올해까지 2년간 꾸준히 주전 외야수로 출전했고, 데뷔 2년 만에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하는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외에도 넥센 김혜성(19·2017년 2차 1라운드), 삼성 라이온즈 양창섭(19·2018년 2차 1라운드),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19·2018년 1차) 등이 올해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고졸 ‘동생’들이 ‘형’들 틈에서 사고를 친 전형적인 사례다.
다가오는 2019시즌에도 1군 데뷔가 유력한 ‘동생’들은 상당수다. 이번에도 역시 1차지명과 2차지명 상위 라운더들에게 눈길이 쏠린다.
우선 투수 쪽에서는 KIA 타이거즈 김기훈(18·1차), 롯데 서준원(18·1차), 삼성 원태인(18· 1차) 등이 유력한 차기 신인왕 후보들이다. 고교시절부터 이미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로 ‘탈 아마추어’라는 평가를 받던 자원들이다.
야수 쪽에서는 한화 이글스 변우혁(18·1차), 노시환(18·2차 1라운드), SK 와이번스 김창평(18·2차 1라운드) 등이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투수와 야수를 합쳐 보면 또 한명의 고졸 신인 대박이 터질 가능성은 2019년에도 매우 높다.
흥미로운 점은 2019년 신인 대박을 노리는 후보군이 단순히 ‘동생’들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해외에서 돌아온 늦깎이 ‘형’들도 KBO리그 신인 맹활약을 기대케 한다.
2019 신인드래프트 2차 전체 1순위를 받은 KT 이대은(29)은 국가대표로도 활약했을 만큼 투수로서 완성된 신인이다. 해외리그에서의 많은 경험, 시속 150㎞의 빠른 공 등 여러 장점이 장착된 투수다. 선발진 합류가 확실시 되는데, 벌써부터 팀 ‘에이스’로 기대를 한껏 받는 중이다.
이대은에 이어 전체 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학주(28) 역시 ‘형들의 반란’을 준비하는 자원이다. 메이저리그 출신의 탄탄한 수비 기본기와 타격으로 이미 삼성 코치진의 마음을 빼앗았다. 마무리캠프에 동행한 한 코치는 “이학주의 수비력은 이미 KBO리그 최정상 수준”이라고 말할 정도다.
해마다 리그에 등장하는 신인의 거침없는 질주는 야구팬들의 큰 볼거리중 하나다. 2019년에는 ‘고졸 동생들이냐, 아니면 해외에서 돌아온 형들이냐’로 추가적인 재미 요소가 늘어날 전망이다.